[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정국 막판에 떠오른 ‘김포공항 이전’으로 경인권이 들썩였다. 본지가 김포공항으로 개발이 막히고 항공소음 피해를 본 주민들을 취재했을 때, 그들은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근데 그게 되냐”는 반응을 보였다. 공약의 비현실성과 급진성이 불신을 자초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에게 피로한 선거였다. 네거티브 공방전은 계속됐고 너무 과감해서 현실성에 의아함만 제기되는 공약이 넘쳐났다. 그런 가운데 정작 해야 할 일은 해소되지 않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이 그랬다. 인천에 텃밭을 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난데없이 서울시에 출마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경쟁했고, 과감한 공약을 수없이 쏟아냈다. 김포공항 이전, 해저터널,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지하화. 연이은 ‘큰 공약’들은 서울시민들이 기대감보다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오세훈 후보는 “졸속”, “막장”이라며 맹비난했다.
인천시의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수도권매립지를 두고 선거기간 내내 충돌했다. 수도권매립지 이전 여부를 두고 전임 시장과 현임 시장이 서로 ‘네 탓’ 네거티브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그래서 매립지는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답은 누구도 확답하지 않았다.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아예 네거티브로 일관하다 서로를 고발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재산축소 의혹을,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가 측근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례없는 맞고소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당도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에서부터 공정성 논란이 빚어져 당사 앞에서 수많은 예비후보들이 시위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비대위 내부 갈등을 벌였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 둘이 3개월 만에 보궐선거에 나서는 일도 벌어졌다.
이번 선거, 유권자는 피로감을 느낀다. 공약과 이념 대신 심판론과 견제론이 득세하는 이유는 피로감과 불신에 대한 분노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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