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식용유부터 계란, 곡물, 가공식품까지 시장이나 대형마트의 거의 모든 식품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장 보러 나가면 갑갑하다. 특히 식용유 가격이 제일 많이 올랐다. 미친 것 같다.”
16일 영등포 시장에서 장을 보던 정씨(32, 남성)의 토로다. 그는 “보통 장은 어머니께서 보시고 간간이 내가 장을 나온다. 나올 때마다 오랜만이어서인지 체감이 크다”고 물가에 불만을 드러냈다.
기름값 상승 등으로 전방위적 가격상승…“월급 빼고 다 올라”
가격이 오른 것은 비단 기름뿐만이 아니다. 고기와 계란 등 전방위적인 가격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정씨는 “이제 순대국이 1만원 하는 시대가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과일과 계란, 두부 등 음식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이날 경기 부천시의 한 마트를 이용하던 이씨(31, 남성)은 “마트에서 한 번에 다 사니 식재료 가격이 얼마씩 올랐는지 일일이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한 번에 계산할 때 평균 1~2만원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마트에서 장을 보던 박씨(50대, 여성)는 “아들이 밥상에 야채만 는다고 하더라”라며 “월급 빼고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당 마트에서는 굴소스가 5000원, 참기름 200ml가 8980원, 들기름 160ml이 9700원인 등 높은 가격으로 형성됐다. 냉동식품도 브랜드에 따라 달랐으나 8000원에서 1만원 내외였다.
이는 앞서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부담으로 평균 5~6%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서 과자들의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돼지의 경우도 가격이 상승했는데,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삼겹살 100g당 가격은 15일 기준 평균 2931이며, 이는 1년 전에 비해 374원 오른 수치다. 1년만에 10% 이상 오른 셈이다.
하락 기미 없어…정부 “소비자물가 상승률 4.7% 전망”
이날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에서 4.7%로 대폭 높였다. 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소비자물가가 연간 4.7% 오를 거라고 봤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2.5%p나 오른 수치다.
정부가 거시경제 전망에서 물가상승률을 4.0%보다 높게 잡은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9개월 만의 기록이다.
정부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회복세도 확대되고 있다”며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주요 생산국의 수출제한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30%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적용기간도 2022년말까지로 연장했다. LNG와 유연탄, 개소세율도 8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5% 인하한다.
한편, 이날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전망한 성장률 3.1%보다 하향한 것으로, 소비자물가는 오르되 성장률은 낮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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