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vs 비명 ‘비판을 비판’…서로 책잡는 민주당
친명 vs 비명 ‘비판을 비판’…서로 책잡는 민주당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6.28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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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李, 주연급이 모든 드라마 출연하나”
김병욱 “‘누군 나오지 말라’ 행태에 당원 분노”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마가 점쳐지는 가운데, 그의 출마여부를 두고 친이재명(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자는 전당대회에 나서면 안 된다”는 주장과 “특정인만 나오지 말라는 건 문제”라는 주장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28일 하루만에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서로를 겨냥해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박용진 의원이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자, ‘친명’ 김병욱 의원이 박 의원을 또 꼬집고 나섰다.

‘비판을 비판’, 서로 책잡는 민주당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계기가 된 것은 이재명 의원의 유류세 한시적 중단 및 공매도 한시적 금지 주장이다. 당내에서 소장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의 주장에 지난 27일 SNS를 통해 “민주당다운 의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유류세는 정유사가 내는 것”이라며 “정유사의 엄청난 수익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민생우선이 아닌 부자우선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고유가 시대”라며 “민주당 차원에서 정유사 초과이익 환수 추진하자고 한 지 1주일도 안 됐다. 유가 상승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쇄·소멸됐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 1주일 전”이라고 꼬집었다.

한시적 공매도 금지 제안에도 “현재 시장에서는 개미투자자들의 숙원이던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에 대한 금감원 대책이 나온 상황”이라며 “주가가 이미 가파르게 폭락한 상황에서 가격거품 발생을 방지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은 유지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목을 죄는 불법 공매도를 최소화해야지,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순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은 석유와 주식시장만이 문제가 아니고 대다수 소비재 가격이 오른 점을 강조하며 “이 판국에 유류세와 공매도 중단이 서민 지갑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그저 서민들의 민생고에 언 발에 오줌누기가 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산세를 내지 않는 서민을 대상으로 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서민감세’를 통해 물가상승 압박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민주당다운 민생우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병욱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 제발 그만 좀 하시라”고 반격했다. 그는 “이전부터 계속된 이른바 ‘박용진의 어그로 이재명’ 후소타인데 이번 건은 조금 도를 넘은 것 같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김 의원은 “현재 유가상승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에 대해 분명한 답 없이 같은 당 국회의원을 비판한 것은 과연 적절한 건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세금인하로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정유사들의 추가이익을 환수하는 방향인 ‘횡재세’ 같은 대책도 검토할 수 있다”며 “지금 시급한 과제인 유류세 한시적 중단에 대한 박 의원의 비판은 단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강조했다.

‘공매도 한시적 금지’에 대해서도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공매도의 순기능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며 “폭락장에 자국 주식시장, 국내 개인투자자 보호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李 불출마해야” 공세에 친명 “당원들, ‘누구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 주장에 분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발표' 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발표' 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불출마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친문’ 인사로 꼽히는 4선 중진 홍영표 의원은 지난 워크숍에서 이 의원의 불출마를 직접 제안했으며, 5선 설훈 의원도 동반 불출마를 제안한 바 있다.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지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연급 배우가 모든 드라마마다 출연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했다.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로, 지방선거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반면 정성호 의원은 27일 SNS를 통해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 본인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함구하고 있다. 다만 그는 워크숍 직후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108번뇌 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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