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탈북어민 북송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재차 대립했다. 문재인 정권 중 있었던 북한 관련 이슈가 재차 거론된 것은 서해 공무원 피습사격 이후 두 번째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귀순 의사를 표시한 탈북 선원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송시킨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가혹행위를 이유로 선장과 선원들을 살해한 점을 들어 중대 범죄자로 보고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부여당 “진상 낱낱이 규명할 것”

이 사건이 재점화한 것은 지난 12일 통일부가 판문점에서 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치는 탈북어민 사진을 공개하면서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13일 사진들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이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권에서도 이에 발맞춰 움직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력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이용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권 대표 대행은 탈북어민이 선원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주장에 대해 “주장의 출처는 바로 북한”이라며 “북한 주장을 그대로 믿지 말고 검증부터 했어야 한다. 무엇보다 흉악범 북송이 정당했다면 왜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 거짓말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탈북어민은 나포 당시부터 귀순의사를 밝혔고 조사과정에서 귀순의향서를 작성했다”며 “헌법, 법률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법을 무시하고 귀순 진정성을 운운하며 정치적 독심술로 강제북송을 결정했다”고 비난했다.

권 대표 대행은 이날 “국정조사와 특검 등 구체적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동해선원 북송사건 진상규명 TF를 구성해 하태경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겼다. 하 의원은 앞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서도 TF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야권 “사건 당시엔 가만 있더니 이제와서?”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를 저지하기 위한 ‘정략적 공세’로 규정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그렇게 반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면 북송했을 때 왜 가만히 계셨냐”며 “정말 이 사건에 분노했다면 북송사건 당시에 문제제기하고 싸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 사건은 명백히 북측이 16명 어민을 살해하고 넘어온 흉악범이고, 애초에 북송된 어민이 대한민국으로 귀순이 아니라 자강도나 다른 쪽으로 도망가려 한 것”이라며 “순수한 의미의 귀순이라 보기 어려워 범죄자 인도차원에서 북송한 건데 자꾸 문제 삼는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요즘 북송사건을 써먹으려 하는데 그래서 순수하지 않다”며 “나쁜 사안을 덮으려 터뜰린 측면도 있다고 본다. 국정원이 전직 원장들을 고발한 날에는 민간인의 1호기 탑승사건이 있었고, 어민 북송사건을 터뜨릴 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유튜버의 누나가 대통령실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13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6명이라고 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넘어온 분이라 우리 관련 법령에도 명백한 흉악범이 내려오면 원래 귀순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