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자원봉사를 했음에도 논란만 촉발하고 거듭 사과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단 한 마디에서 비롯한 사고였다. 수해 피해지역에서 비를 바란 한 마디는 그날 당 지도부와 관계자들의 땀방울을 무위로 만들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는 등 지지가 하락세인 가운데, 정부여당은 민심 되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반목 등 산적한 문제를 두고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택한 첫 번째 민심 찾기 해법은 자원봉사였다.
주 비대위원장의 선택은 당연한 면이 있다. 당장 눈앞에 수해 피해자가 있었으며, 비슷한 경험도 있다. 지난 2020년 호남권이 수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 원내대표이던 그는 의원들을 이끌고 자원봉사에 나섰고,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그 추억을 토대로 이번에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자원봉사는 지난 2020년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비 오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말실수 덕이다. 비단 김 의원의 말 한 마디가 아니라, 그 한 마디로 의원들의 속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발언 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 자리에 있었으나 그는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주 비대위원장도 발언이 나온 11일에는 “(김 의원이) 평소 장난기가 있어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발언의 심각성을 깊게 의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12일 뒤늦게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는 등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지만, 이미 ‘장난기’를 거론한 만큼 말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론이 나쁘니 뒤늦게 떠밀리듯 책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런 아쉬움은 김 의원의 사과에서도 느낄 수밖에 없다. “무릎 꿇고 사과드린다”고 무릎을 꿇지 않은 채 한 사과에서는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그의 진정성이 인정받으려면 말마따나 수해복구 자원봉사에서 진심을 보이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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