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방탄 개정’이라는 논란을 받았던 당헌 80조 1항이 원안을 유지하게 됐다. 대신 민주당 비대위는 같은 조 3항의 구제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수정하도록 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비대위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신현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당헌 80조 1항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를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직무를 정지한다’고 수정하기로 의결했다.
아울러 80조 3항의 ‘정치탄압 등 부정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 윤리심판원의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도 윤리심판원 대신 당무위원회로 수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헌 80조 개정에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 등이 반발하면서 개정 논의가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의 계파갈등 양상으로 번질 조짐을 보였다. 친명계에선 윤석열 정부가 해당 조항을 악용해 야당 탄압의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비명계에선 특정 당권주자를 위한 당헌 개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맞섰다.
이날 비대위의 결정은 양측의 갈등에 대한 중재안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쟁점사항이던 당헌 80조 1항을 유지하는 대신 3항의 구제방법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신헌영 대변인은 “과거 우리 당 혁신위에서 만든 내용을 존중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정치탄압, 보복으로 인해 기소당하는 당직자에 대해 예외조항을 마련함으로써 절충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의미 있다” VS “아쉬워”
이날 비대위 결과에 당내 의견은 “아쉽다”와 “의미있다”의 2가지로 나뉘었다.
개정에 반대했던 대표적 인물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지들과 함께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하는 첫 발을 뗐다”며 “당헌 80조 정신을 살리면서도 여러 동지들의 의견을 함께 포용한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우리 민주당, 동지들이 함께 의견을 모으면 합의할 수 있다. 미약할지라도 올바른 길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며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하는 길에 모두 힘을 모아달라. 앞으로도 저는 당을 위해 지킬 건 지키고 아닌 건 아니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감을 표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절대 앞으로 5년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연이은 인사, 정책실패에 민심에 아랑곳 없이 내부 권력다툼, 전 정부 지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치보복을 위한 수사도 그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소에 따라 직무가 정지되는 당직자는 당 대표만이 아니라 최고위원, 사무총장, 우리 당의 기간을 이루는 지역위원장도 모두 직무가 정지되는 당직자”라며 “누군가가 오해하듯 한두 사람의 거취가 문제인 건 아니라는 말”이라고 했다. 이는 개정 내용이 이재명 의원을 위한 방탄 개정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장경태 의원은 자신의 SNS에 “(당헌 개정은)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닌 민주당 동지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제 더 빠르게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의 의결안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당무위에 상정된다. 이후 24일 중앙위원회 표결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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