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1기 신도시의 재정비를 놓고 야권과 국토교통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공약파기’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사실상 파기”라는 1기 신도시 지역구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원희룡 “공약 파기 아냐”…尹대통령도 힘 실어주기
사건의 발단은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2024년 내겠다고 한 국토교통부의 발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계획보다 1년 더 늦어진 발표 계획에 1기 신도시 지역구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이 반발했다.
특히 지난 18일엔 더불어민주당의 1기 신도시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이번 8.16 부동산 대책은 신도시 재정비 계획을 파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국토부를 맹비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19일 자신의 SNS에 “2기 및 3기 신도시에 비해 상당히 후순위로 미뤘다”며 “사실상의 공약 파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원희룡 장관은 21일 ‘공약파기’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1기 신도시는 30만 호 주택이 존재하므로, 이들을 재정비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과 이주대책 등 계획수립에 시간이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원 장관에 힘을 실어줬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에 대해 “예전 같으면 5년 정도 걸리는 사안을 최대한 단축시켰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럼에도 국민께 제대로 설명이 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주택정책에 대해 발표했으나 국민께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野 “명백한 공약파기”…경기도, 자체 준비하나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인수위 시절보다 늦춰진 발표로 인해 생긴 불신 탓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빗대 ‘원현미’라고 비판했으며, ‘희롱당했다’는 표현에 원 장관의 이름을 섞어 ‘희룡당했다’는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해당 지역구의 민주당 의원들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1기 신도시가 지역구인 민병덕 의원(경기 안양 동안구갑, 초선)실 관계자는 “(민 의원은) 명백한 공약 파기로 보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계획이 2년 유보되면서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하려던 재정비 사업도 묶이는 형국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는 자체적인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19일 1기 신도시 노후화 실태 파악 및 문제해결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차리겠다고도 예고했다.
1기 신도시 의원들은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 재선)을 중심으로 모여 정부에 조속한 ‘마스터플랜’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학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관련 신도시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이며,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1기 신도시 일산을 지역구로 둔 이용우 의원(경기 고양시정)의 경우 지난 18일 “일산의 경우 대책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2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용우 의원실은 재개발 시 인근 지역의 순환개발을 통한 주민 이주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1기 신도시 고양 일산, 성남 분당, 군포 산본, 안양 평촌, 부천 중동 지역구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포진했으며, 경기도지사도 민주당 소속이다. 정부로서는 민주당과의 협치가 특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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