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담배 금연 어렵다…“손대지 마세요”
가향담배 금연 어렵다…“손대지 마세요”
  • 김종열 기자
  • 승인 2022.09.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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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 인위적으로 맛이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향료 등의 성분을 첨가한 가향담배가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하면 비가향담배로 시도할 때보다 ‘가향담배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10.9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27일 내놓은 ‘가향담배 사용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연구’에 따르면 가향담배가 첫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조사는 김희진 연세대 교수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만 13~39세 1만30명을 대상으로 ‘가향담배의 사용실태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젊은 현재 흡연자 5243명 중 77.2%(4045명)가 가향담배 제품을 사용했다.

이는 2016년 선행조사 결과, 64.8%(현재 흡연자 4360명 중 2827명)보다 12%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젊은 층에서의 가향담배 제품 선호도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흡연자 중 가향담배제품 사용률은 성별로는 남자(75.9%)보다 여자(78.4%)가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만 13~18세가 85.0%로 만 19~24세(80.1%), 만 25~39세(74.5%)보다 많았다.

만 13~18세에서 가향담배제품 사용률이 높은 이유를 심층 면접한 결과, 남자는 처음에 가향담배로 흡연 시작하고, 여자는 일회용 액상형전자담배로 거부감 없이 흡연 시작 후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지속 사용하거나 일반담배(연초)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제휴=뉴스1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제휴=뉴스1

◇ 첫 흡연자, 가향담배 영향받아

가향담배 제품이 흡연 시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흡연경험자(6374명) 약 67.6%(4310명)가 ‘가향담배가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답해 ‘영향이 없었다’고 한 32.4%(2064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가향담배를 선택한 이유는 ▲향이 마음에 들어서 ▲냄새를 없애주어서 ▲신체적 불편함(기침·목이물감)을 없애주어서 등이라고 했다.

가향담배 현재·과거흡연자가 첫 흡연을 시도했거나 최근에 사용한 가향제품의 향을 확인한 결과, 만 13~18세 여자가 선택한 ‘과일’향을 제외하고는, 전체 성별·연령에서 ‘멘톨’향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앞으로 지속해서 사용하고 싶은 가향담배의 향으로 만 13~18세 남녀 모두 ‘과일’향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다른 연령대는 모두 ‘멘톨’향을 선택했다.

비흡연자를 포함한 전체 1만30명을 대상으로 ‘가향담배제품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질의한 결과, 만 19~39세에서 ‘맛→취향에 맞는 향’ 순이이었다. 반면, 만 13~18세에서는 ‘맛→호기심→취향에 맞는 향’ 순으로 답해 청소년은 가향담배 선택에 있어 호기심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흡연자는 ‘비가향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 같아서’, ‘비가향 담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 피해가 적을 것 같아서’를 주로 답했다.

가향담배가 흡연 시도뿐만 아니라 ‘흡연의 유지’와 ‘금연 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두 모금 피움)할 때 비가향 담배로 시도할 때보다 현재 흡연자일 확률이 1.4배(남자 1.6배, 여자 1.3배) 높았다. 가향담배 흡연을 지속할 확률도 10.9배(남자 11.4배, 여자 10.3배) 높았다.

또 담배제품(가향·비가향)별 흡연시도 후 현재 해당제품 사용률도 가향담배가 비가향담배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가향담배 긍정적 인식…규제 정책 개선 필요

가향담배 제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2016년 선행연구에 비해 전반적으로 가향담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질문(만 13~39세 대상)에 대한 선행연구에서는 비흡연자(95.5%), 비가향담배흡연자(93.1%), 가향담배 흡연자(92.0%) 순으로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했다.

이외에 만 13~18세 대상으로 조사한 ‘가향담배 흡연자는 비가향담배 흡연자보다 친구가 더 많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가향담배 흡연자(46.4%)→비가향담배 흡연자(44.2%)→비흡연자(28.9%)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이는 청소년, 특히 담배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흡연(담배제품)이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 결과, 가향담배가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하고 있다”며 “특히, 만 13~18세 청소년이 가향담배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쉽게 흡연시도를 하는 데 이용하고 있어 관련 규제 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가향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서도 지속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금연이 어려우므로 비흡연자는 절대 시도하지 않아야 하며 흡연자는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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