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발언이 3일째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사과 혹은 사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발언에 주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1일 MBN인터뷰에서 “추모의 시간에 맞는 발언을 해야 했는데 (이 장관의) 발언은 오히려 추모 시간을 갖는 데 방해가 되는 발언”이라며 “신중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보고가 있을 텐데, 이 장관이 공식적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당에서 조율된 것은 없다”며 “지나친 정쟁은 추모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언 자체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은 여권 내에서 동일한 의견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절한 발언이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도 “애도기간에 정쟁을 지양하고 사고 원인이나 책임문제는 그 이후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5일까지는 그 점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파면을 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당권주자, 대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SNS에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등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이 장관을 저격한 셈이다.
유 전 의원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34조 6항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당내 주류 의견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해 “이 장관도 지금 밤잠 못 자며 일하고 있다.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아직 충분한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가 가려지기도 전인데 파면부터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을 향한 사퇴 및 파면 등의 요구는 거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관의 발언이 책임회피 논란에 휩쓸린 가운데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구청에서 할 수 있는 다 했다”, “핼러윈을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도 해당 발언들에 대해서는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해서는 “연일 무책임한 면피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장관은 이미 여당 안에서도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했으며, 박 구청장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입장을 냈던 용산구청장의 ‘주최자가 없으니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책임회피성 발언도 충격적”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수습대책을 논의하면서 “장관들께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주시기 바란다”며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 및 전문가들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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