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EU대사 발언 왜곡…역풍 부른 김의겸 ‘대변인의 입’
청담동 술자리, EU대사 발언 왜곡…역풍 부른 김의겸 ‘대변인의 입’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11.25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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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이 신뢰 잃으면 당도 신뢰 잃어”…박지현·신경민 등도 사퇴 촉구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변인의 입 때문에 리스크를 짊어지게 됐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 대사 발언 허위 왜곡’ 논란을 부른 김의겸 대변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김 대변인은 지금도 대변인을 맡아 당의 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눠 탄핵을 촉구하는 등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김 대변인이 촉발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자충수’가 됐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지난 7월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청담도 고급 술집에서 만났다는 의혹이다. 김 대변인은 ‘더 탐사’라는 언론의 보도를 근거로 제시했으나, 최근 보도 속 첼리스트가 경찰 수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하면서 허위인 게 드러났다.

김의겸 따라 ‘청담동 술자리’ 비판한 민주당…역풍 맞았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머리를 짚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머리를 짚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민주당 내에선 다수의 의원들, 일부 지도부 인사들까지도 ‘청담동 의혹’에 동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에서 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으며, 장경태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나아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그러면 진자 특검을 해서 한 번 진실을 밝히든지”라며 특검을 제안했으며,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될 만큼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허위인 게 드러났고, 김 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다만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 해도 저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대변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서는 야당의 사과와 김 대변인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공당의 대변인이 한 번도 아니고 몇 차례나 이런 일을 되풀이하는데도 그대로 대변인으로 두는 민주당도 참 이해가 안 된다”며 “앞으로 김 의원의 말을 국민들이 믿겠냐”고 물었다.

그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대국민 거짓말 잔치를 한 셈(전주혜 의원)”, “국회에서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김행 비대위원)”,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김기현 의원)” 등 강하게 성토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 장관은 “이제 파도가 밀려났고 책임질 시간”이라며 책임을 요구했다. 그는 “저질 음모론에 올라타고 부추긴 이재명, 박홍근, 박찬대, 김성환 의원께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으며, 김 대변인에 대해서는 “사과하실 필요 업다. 앞으로 입만 열면 거짓말하지 못하시게 제가 확실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김의겸 ‘심심한 사과’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EU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EU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 대변인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8일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 대사가 이재명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한 내용에 대해서도 왜곡해 논란이 됐다.

당시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EU대사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대화채널이 있어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대사는 외교부에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해명을 냈다. 그는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 언급이 야당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 유감”이라며 “당신도 잘 알다시피 그런 뜻이 아니며, 그럴 의도도 없었다”고 했다.

당시 김 대변인은 9일 “공개면담 후 브리핑 과정에서 EU대사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했다”면서 “이 대화 중에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고 했다. 또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 달에만 대변인이 두 번 ‘심심한 사과’를 한 셈이다. 이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는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일부 유튜버들이 돈벌이를 위해 펼치는 마구잡이식 폭로를 대변인이 가져오면서 야당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의 방식에 대한 당내에서의 우려는 이전부터 있었다. ‘청담동 의혹’이 제기된 직후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 대해 질의하게 될 때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갖고 질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의원이 작전 미스로 한 장관에게 전세를 역전당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맡았으며, 김 대변인과 같은 기자 출신인 신경민 전 의원은 2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변인이 신뢰를 잃어버리면 정당이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의원을 그만두라고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대변인 정도는 본인이 물러나는 게 맞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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