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 기종별 임대가격 정하고 단가표 배포
[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 회원들의 작업시간을 제한하고 비회원과 공동작업을 금지한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건사협) 경남 통영지회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굴착기 임대 가격을 결정하고 회원들의 작업시간 제한과 비회원과의 공동작업을 금지한 건사협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900만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굴착기 임대가격 결정 행위에 대해 행위 중지와 향후 금지(재발방지) 명령 ▲구성사업자들의 작업시간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행위 중지와 향후 금지 명령·정관 규정 삭제 명령 ▲비구성사업자와의 공동작업을 금지한 행위에 대해 향후 금지 명령 등을 결정했다.
건사협은 경남 통영지역에서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를 소유하면서 대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 조직한 단체다. 통영지역 영업용 굴착기 272대 가운데 49.6%인 135대를 보유하고 있다.
건사협의 구성원은 건설기계를 소유해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다. 건설사와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대료를 받는다.
공정위에 따르면 건사협은 2012년 12월 정례회의에서 굴착기 기종별 임대가격을 정해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의한 뒤 구성사업자들에게 단가표를 배포하고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또 2018년 3월 임시총회를 통해 굴착기 기종별 임대가격을 정하고 2018년 6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의한 뒤 구성사업자들에게 단가표를 배포하고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이러한 행위는 개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굴착기 임대 가격을 사업자단체가 정한 것으로 사업자 간의 가격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해당한다.
건사협은 정관 제10조 6항에 ‘사전 통보 없는 조기 작업 적발 시 자격상실, 야간작업은 최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이라는 규정을 명시하고 구성사업자들에게 공지했으며 이를 문자메시지로 수차례 통보하기도 했다.
정관 제10조6항은 ‘사전통보 없이 조기 작업 적발 시 경위 조사 후 이에 해당되면 무조건 자격상실에 책임을 질 수 있다. 또 야간작업은 최대 5시 30분까지 유예할 수 있으며 1회 적발 시 경고, 2회 적발 시 준회원, 3회 적발 시 자격상실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사협은 정관 제31조 1항에 ‘비회원 현장에서는 작업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명시하고 구성사업자들에게 공지하고, 이를 문자메시지로 수차례 통보했다.
정관 제31조1항은 ‘비회원의 배차 관계를 위반할 시에는 과태료 일금 30만원을 배차한 회원이 내야하고, 비회원 현장에서는 작업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구성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작업시간과 작업조건 등을 사업자단체가 정한 것으로 구성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건사협이 문제 되는 정관을 삭제하게 해 통영지역 건설기계 임대차 시장에서 건사협 회원사와 비회원사 간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며 “건설사는 필요에 따라 건사협 회원사와 비회원사를 함께 쓸 수 있어야 하는데, 비회원사와 공동작업을 금지하는 정관 규정에 따라 회원사는 비회원사가 작업하는 현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건설사는 비회원사만으로는 공사 기한을 맞추기 어렵게 되고 마지못해 다수의 회원을 보유한 건사협 소속 회원사와만 임대차 계약하게 돼 피심인이 건설 현장을 독점하게 된다”면서 “건사협 소속 다른 지회의 정관에 문제 되는 같은 규정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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