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 8월 불법 녹음을 금지하는 취지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통화녹음금지법)을 발의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법안 철회를 선언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MZ세대들과 소통하다 보니 해당 법안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통신비밀보호법(통화녹음금지법)을 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고 했다.
이어 “통신비밀보호법의 효용과는 별개로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이 법안을 철회하려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8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윤 의원은 ‘음성권’의 보호가 필요하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녹음할 자유’ 못지 않게 ‘내 음성이 녹음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할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사회적 약자의 ‘방어 수단’을 차단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8년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의 딸이 운전기사에게 막말을 했을 때 음성파일이 운전기사의 피해 사실을 입증한 것처럼, 녹음을 통한 자기방어능력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윤 의원은 9월 녹음을 금지는 하되, ‘녹음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을 단 수정안을 재발의했다. 그러나 이날 이 법안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자유권적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녹음을 제한하고자 이 법을 발의했지만, 많은 분들께서는 여전히 ‘조건 없이 통화 녹음할 수 있는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셨다”며 “그렇다면 그러한 분들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 역시 정치인으로서의 의무기 때문에 저는 이 법안이 아직 때가 이르다고 생각해 철회를 결심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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