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 개정에 착수했다. 기존 룰과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제’다.
‘당원투표 100%’는 기존 투표 반영 비율을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 여론조사 0%’로 바꾸는 것이다. 역선택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되었으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비윤계로 꼽히는 일부 당권주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조항이 유 전 의원에 대한 공세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룰 변경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만 띄워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래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들이 더 뜨고 인기를 얻는 게 정치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패배한 이후 잠행하다 최근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비윤 내지 반윤계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당원투표 100%’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지난 20일 MBC ‘뉴스외전’을 통해 “유승민을 배제하려고 별별 수단 다 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정말 100대 0을 할 줄은 예상 못했다”며 “윤핵관들이 누구 믿고 이렇게 설치겠나. 이게 다 윤석열 대통령이 감독하고 조정하는 거라고 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원 100%’ 넘어도 ‘결선투표제’ 남았다
유 전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권력에 기생해 국민 민심에 반하는 언행을 한 사람은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할 것”이라며 “저를 보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면 질 것이고, 저를 밟아 죽이겠다고 밟으면 밟혀주겠다. 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당헌 개정안이 지난 20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되면서 룰 변경이 가시화된 가운데 유 전 의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원 100%’를 넘어도 ‘결선투표제’라는 산이 버티고 있기 때문.
결선투표제는 50% 이상(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가 다시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후보가 다수인 것과 다르기 때문에 표심이 한 곳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 권성동·김기현 의원 등 친윤계로 꼽히는 의원이 결선까지 갈 경우 친윤계의 표심이 쏠릴 수 있다.
유 전 의원도 결선투표에 대해 21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의원님(유승민)이 1등해도 50%를 넘지 않으면 친윤계 후보들이 단일화해서 이기려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딱 그 의도밖에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유 전 의원은 당 상황에 대해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 “정말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동물농장은 소련식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로,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유명한 구절이 여기서 탄생했다.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