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생긴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민주당 탈당 및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부터 조기 귀국 등 진상 조사 및 해명을 요청한 만큼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지만, 그 후의 수습책 등 정치적 책임이 남은 상태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에 입국할 예정이다.

다만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으며,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보고를 받은 일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송 전 대표 귀국 결정에 대해 지난 23일 권칠승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당의 후속 대처는 미진한 상황이다. 오히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동세대 정치인 중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송영길 전 대표의 학구열을 늘 주변에 칭찬하곤 했다.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라면서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의혹이 나온 상황에서 인주당 만큼의 수사가 없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검찰이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선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당이 송두리째, 누구하나 살아남지 못하고 그냥 송두리째 수렁속으로 같이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송 전 대표를 옹호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분을 지금 미화해야 될 상황이 아니다.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될 상황”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적극 대응 주문이 계속되고 있다. 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명단에 제 이름도 올라있지만,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분명히 한다”면서 “민주당 의원 169명이 모두 저와 같이 이 사실을 고백하는 게 부패정당 꼬리표를 떼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진실 고백에 나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