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전당대회 때 저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동료 최고위원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 불참에 대해 “그 누구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거란 말씀을 드리겠다.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전당대회 때 저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음을 시인한 바 있는데, 이를 저격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가 저를 간첩같다고 비난했음에도, 그리고 전당대회 기간 제 주변에서 ‘전 목사에게 간첩 발언을 그만하게 해달라고 연락 좀 해보라’고 한 제안에도 저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은 개인 신상에 관한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집권당 지도부로서 현안에 대한 의제들, 어제같은 경우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출국하는 날이기 때문에 더군다나 그 의미를 실어서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였다면서 “개인 신상 발언을 꺼낸 그 자체로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 때 애먼 곳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제 기억에 태영호 의원이 선거 때 가장 크게 도움을 요청했던 분은 김기현 당 대표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선거 어디든 김 대표가 가는 곳마다 태영호 후보가 나타나서 선거운동을 했다”며 “낮은 지지율에서 시작한 (태영호 최고위원이)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꽤 도움을 받았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태 최고위원은 지난 1월 최고위원 출마 선언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 후보 중 누가 마음에 드냐고 한다면 김기현 (후보)”라며 사실상의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당시 태 최고위원은 “현재 후보들에게 러닝메이트 제의받은 것도 없고, 이후로도 제 소견과 비전으로 승부할 것”이라면서도 “김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해봤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존경심을 가졌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 때 제가 원내부대표로도 함께 활동했다”고 과거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태 최고위원은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징계 심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황정근 윤리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만큼 본격적인 윤리위 개최는 내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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