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대통령실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관계에 대한 옹호발언을 해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태 최고위원 측에서는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 반박하고 있으나 야권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MBC는 지난 1일 태 최고위원 육성이 담긴 음성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 3월9일 녹음된 녹취에서 태 최고위원은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이진복)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돼’ 바로 이진복 수석이 이야기하는 거에요”라고 했다.
MBC는 또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했다)”고 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태 최고위원 측은 즉각 유감 표명을 했다. 그는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녹취 속 발언에 대해서는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진복 정무수석 측에서도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4.3발언과 관련해 전당대회 당선 직후 인사를 온 태 최고위원에게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는 반박이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당무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태영호 의원이 보좌진한테 얘기할 때는 그대로 사실을 얘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태 최고위원과 보좌진 간의 신뢰가 깨진 것으로 봤다.
또 “대통령실이 ‘이런 발언 해줘라’고 협조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공천 언급을 한다는 것 자체는 지금이 2023년이 맞나 너무 신기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저희(문재인 정부)도 당연히 당정간 협의를 하지만, 이런 식으로 최고위원들한테 구체적으로 대통령을 실드 치는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건 생각 못해봤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해당 보도에 대해 “믿기 어렵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니냐”면서 “오늘 보도된 사건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이 아닌지 공직선거법 제9조 2항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신속, 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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