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회동 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지자 윤 대통령 지지층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는 회동 이후 "좋게 브리핑 해달라"라는 윤 대통령의 당부에도 국회에서 직접 브리핑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곧장 귀가한 가운데,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브리핑을 대신했다.
이와 관련하여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 추경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찬은 국회의원들과 여의도에서 했다. 그 이후에 연락이 있어서 여러 (다른) 분들이 하고 있는 자리에 제가 잠시 간 것"이라며 "통상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저뿐만이 아니고 대통령께서 필요할 때 의원들에게 불시에 연락하시며 가벼운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저를 위해 특별히 있었던 자리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다만 윤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는지, 전날 만찬에 배석한 다른 여당 인사는 누구였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여권에선 "윤·한 회동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것"이란 해석이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같은 날 한 대표를 보내고 추 원내대표를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 갈등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도 이날 저녁 윤 대통령의 행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민심을 전달하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자리 배치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이 가운데 앉고 테이블 맞은편 오른쪽에 한 대표, 왼쪽에 정진석 실장이 나란히 앉았다. 자리 배치만 보면 정 실장이 배석이 아니라 한 대표와 동격으로 간주된 것이다.
이에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 측은 배석자로서 정 실장의 참석을 받아들인 것인데, 자리를 나란히 배치한 것은 문제"라며 "사실상 한 대표를 카운터 파트너로 보지 않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보여준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회동마저 별다른 공감대에 이르지 못하면서 여권의 위기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명태균 의혹 등을 더해 김 여사와 관련한 세 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에서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이 잡혀 있어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공세에 맞선 여당의 이탈표 단속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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