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리틀 차이나' 대림2동, 중국 상점 난립...떠나는 한국인들
[르포]'리틀 차이나' 대림2동, 중국 상점 난립...떠나는 한국인들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1.12.03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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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동포구 대림2동 외국인 총 8,151명 거주, 7,834명이 중국인
[조해진 기자] 한국내 '리틀 차이나'로 통하는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2동.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상점의 간판부터가 이곳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중국 간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영등포 구청에 따르면 대림1, 2, 3동 중 2동에 총 8,151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7,834명이 중국인이다. 12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골목을 따라 깊숙하게 들어갈 수록 온통 한자뿐인 간판이 점점 더 늘어났다. 길거리에는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중국 상점에 말을 걸으면 어눌한 “한국말 못해요”라는 대답이나 중국말이 돌아온다. 거리를 걷다보면 동포를 데려올 수 있는 추천서 및 각종 공증서류를 작성해주는 서류소와 환전소, 휴대폰을 개통해준다는 매장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갈색의 국물에 삶고 있는 계란과 중국 면요리, 만두, 도너츠와 같은 음식도 눈에 자주 띄었다. 도로변에는 양고기 구이를 팔고 골목 안 쪽의 중앙시장에는 중국산 식자재들을 파는 가게들이 집결돼 있다. 잘 알려진 인천의 차이나타운보다 더 중국에 가까운 모습이다. 인터뷰 꺼리는 편의점 업주들 길을 걷다 간간히 보이는 편의점들에서 한국인 상점 주인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중국인과의 상권다툼과 같은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들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물었으나 반응은 상당히 냉담했다. 인터뷰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거절하는 편의점 주인도 있었다. 한 편의점 업주는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고 그런 것들은 없다. 술 먹고 싸우는 거야 어딜가든 다 볼 수 있지 않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한 상점 주인인 A씨는 최근에 발생했던 중국인들의 폭행 사건을 얘기하며 주변의 한국인 상점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점점 떠나는 한국인 상점 A씨는 “최근 한 핸드폰 가게 사장이 저녁을 먹고 가게로 들어오다 중국인들한테 시비가 걸렸다. 중국인이 훨씬 나이가 어려보였는데 가게 앞에 서서 사장한테 먼저 ‘꺼져’라고 욕설을 하면서 사장의 가게 문 앞을 막았다. 사장이 참다참다 그 중국인의 한쪽 옷깃을 잡자 중국인은 아예 멱살을 잡았다”라며 당시 살벌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장이 화를 참지 못했는지 먼저 따귀를 한 대 때렸다. 그러자 중국인이 ‘때렸어? 때렸어?’하며 주변의 중국인 일행들과 함께 사장을 주먹질, 발길질 등으로 폭행했다. 사장이 넘어졌다 일어나려하자 중국인들이 다시 사장을 들이받더라. 도로에 빡 소리가 나면서 사장이 뒤로 넘어졌다. 머리가 터진 듯한 사장은 응급실에 실려갔고 도망가는 중국인들을 사람들이 붙잡아서 경찰에 넘겼다. 그런데 경찰에서는 김대중 정권 이 후 고소를 할 수 없다고 체포하지 않았다. 결국 그 중국인들은 다 도망갔다”고 목격담을 털어놨다. 중국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장은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다 얼마전 가게에 나왔다고 한다. A씨에게 직접 겪은 일은 없었는지 물었다. “꽤 지난 일이지만 어떤 중국 여성이 우리 가게 물건을 치고 지나갔다. 우리 남편이 그냥 가면 어떻하냐고 물으니 바로 따귀를 날렸다. 내가 화가나 뭐라고 했더니 나도 때리더라. 주변 일행들이 와서 죄송하다고 얘기해서 넘어갔다. 그런 일들은 꽤 많이 벌어진다.” 점점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중국인들과 상권 다툼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상권 다툼은 정확히 모르겠고 중국인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한국인 상점들이 많이 줄었다"며 "중국인 상인들 뒤에서 뒷돈을 대주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라고 털어놓으며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지마”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불법체류자 아지트? 또 다른 가게를 찾았다. 휴대폰 가게였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이 곳은 중국 상권이 많이 들어와있다. 상점 간에 마찰은 잘 모르겠지만 싸우는 광경은 종종 목격했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우리와 신분증에 대한 인식이 달라 서로에게 신분증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고 한다. 각각 신분증이 3개의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기 때문에 신분증을 빌려 휴대폰을 장만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것. 불법체류자들도 신분증을 빌리면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다는 것. “조직적으로 움직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속이나 이런 정보는 중국인들이 더 빨리 알아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동네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참견하지 않으려 한다. 복수를 당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특별치안구역 조금 더 깊이 들어가 골목의 끝자락에 있는 한 상가를 찾았다. 업주 C씨는 “중국인들의 무질서함 때문에 한국인들이 많이 떠나는 걸로 안다. 경찰들이 특별치안구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동네의 평이 안 좋다”고 말하며 미리 알았다면 가게를 인수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후회하고 있었다. 또 “중국인들끼리 싸움이 벌어지면 심하게 싸운다. 경찰이 오면 마무리 되지만 흉기 때문에 피를 본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싸움이 벌어질 때 흉기가 동원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C씨는 “가끔씩 술에 취해 가게에 들어와 괜히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많다. 뭐라고 하면 덤비려고 하기 때문에 따로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지정촌을 만드는 등 여기 있는 원주민들이 보호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경찰) 단속만 가지고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한국 음식점들은 남아있지 못하고 계속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림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D씨는 “대림역보다는 가리봉동이 더 위험한 지역이다. 지인이 가리봉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데 중국 손님이 한국 손님의 뒤통수를 병으로 때려 병원에서 머리를 꼬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지역 일대는 중국 조폭들 때문에 한국 조폭들이 발도 못 붙인다고 한다. 그만큼 위험하니 조심히 다녀야한다”고 충고했다. 대림 2동의 중국인 실태에 관해 영등포 경찰서 생활안전계의 한 경찰관은 “대림동에 있는 중국인들은 싸울 때 그냥 멱살잡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흉기를 동원해서 싸운다"고 말하며 "단순시비에서도 흉기를 드는 싸움으로 이어진다. 영등포 경찰서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대림동 일대에 대한 치안과 질서 유지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경찰은 대림2동 지역을 '특별치안구역'으로 선정하고 검문·검색 및 순찰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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