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기영주 기자] 정준길 새누리당 전 공보위원이 급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협박했다는 의혹이 대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정 전 위원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택시기사가 나타나면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관심을 끄는 것은 당시 택시 내부에 설치되어있던 '블랙박스'의 존재 여부다.
이에 따라 당초 자신의 승용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금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던 정 전 위원의 주장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기사 이모씨는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일 7시 40분쯤 탑승한 사람이 정준길 위원이 맞다. 차량 동선이 체크되어 있으며 차량 외부에 블랙박스가 있다. 이를 확인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씨의 제보가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자양동 오피스텔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이 확보됐기 때문. 지난 4일 오전 7시52분 정 전 위원이 전화를 걸면서 새누리당 광진을 당협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이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시간은 이씨가 정 전 위원을 택시에서 내려준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택시기사 이씨의 구체적인 증언에 이어 CCTV, 블랙박스 등 구체적 증거 확보 논의에 들어가자 정 전 위원은 지난 12일 "(집과 선거사무실을 오가며) 2번에 걸쳐 택시를 이용했다"면서 "집에서 내 차를 타고 출근했는데, 이때 전화를 한 것으로 착각했다"며 택시안에서 통화한 것을 시인했다.
점차 사실확인이 가능한 증거물들로 인해 정 전 위원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것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 논란은 '택시 블랙박스'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교통사고 증언을 위한 블랙박스가 이번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운을 뗀뒤 "이모씨가 주장했던 내용이 블랙박스 안에 담겨있을 것이다. 이를 확인하는 것은 법적인 절차만 밟는다면 어렵지 않다"라며 그날의 진실을 말해줄 블랙박스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이와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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