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교수 “4대강 16개 댐 모두 해체해야 '제 2의 시화호' 재앙 막을 수 있다”
김정욱 교수 “4대강 16개 댐 모두 해체해야 '제 2의 시화호' 재앙 막을 수 있다”
  • 문세영 기자
  • 승인 2013.03.10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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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에브리뉴스=문세영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4대강 사업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남긴 과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찬반 세력들이 정치적 목적을 기반으로 찬성을 위한 찬성,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 전문가가 아닌 환경 전문가를 만나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현 정부가 취하는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에브리뉴스>는 지난 8일 우리나라 환경 문제를 진단하고 연구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를 만났다.

- 박근혜 대통령 측은 4대강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4대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홍수기도 겪어보고 좀 더 지켜보자. 그리고 문제점이 발견될 시 보완해 나가자그런 입장이다.

4대강 사업처럼 큰 사업이 끝나고 나면 평가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평가는 사업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지켜보자 말하는 박근혜 정부의 지금 태도는 미흡한 면이 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손을 대자니 지난 정부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 같아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평가해야 할 일은 당연히 해야 한다. 평가는 단시일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두고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 생각한다.

-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태도가 소극적이라는 말씀으로 듣겠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을 투입해 보다 적극적인 검증을 치러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평가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기다려보자, 두고보자하는 것은 소극적인 태도다.

- 좀 더 4대강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BOD, TP, COD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온다. 보 구간을 하천으로 보느냐 호소로 보느냐에 따라 수질기준에 BOD를 적용할지 아니면 COD를 적용할지 하는 부분이다. 어디에 기준을 두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수질이라는 것은 나쁘게 나온 항목에 기준을 두고 봐야 한다. BOD는 조금 개선됐다고 얘기된다.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BOD95% 줄였다고 했다. 95%를 줄였는데도 조금밖에 개선이 안 됐다. 그 자체가 큰 문제다. COD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COD를 보는 것이 맞다. 왜 호소에 BOD가 아닌 COD 항목을 보는가하면 호소를 만들어 놓으면 호소 밑바닥에서 오염물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것, 조류들이 번성하면서 발생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게 BOD로 분석이 안 된다. BOD로 측정할 수 없는 오염물질이 발생했다. 그래서 COD를 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보 구간은 하천이 아니라 호소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호소다. 물이 흐르지 않으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또 바람이 불기에 따라 물은 오히려 상류로 가기도 한다. 수질은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강으로 들어가 보면 지금 시야가 한 치 앞도 안보일 정도로 나빠졌다. 당연히 호소 기준으로 해서 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상식이다. 말할 것도 없다.

- 4대강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BOD 수치에 의미를 두지 않나.

그건 전부 괴변들이다. COD가 더 나쁘게 나왔는데. BOD95%를 줄였는데도 COD가 악화됐다는 것은 오염물질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 앞으로 COD가 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는가.

더 악화될 것이다. 우리나라 수질을 측정한지 30년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호수는 수질이 개선된 곳이 없다. 하천은 좋아진 곳이 있다. 투자를 많이 해서 수질을 개선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강들은 상당히 개선됐지만 호수는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시화호를 막고 난 뒤에 시화호가 당장 수질이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차츰차츰 나빠지기 시작해서 1, 2년 지나고 3년쯤 지나니까 상당히 악화됐다. 낙동강도 마찬가지다. 낙동강 하구를 막고 난 뒤 차츰 나빠지다가 4년쯤 되니까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을 정도였고, 영산호도 마찬가지다. 지금 만든 지 20년도 더 됐는데, 1990년대 새만금 막을 때만 하더라도 영산호 수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새만금 막으면 영산호 정도 수질은 될 것이라고 그렇게들 주장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이제 쑥 들어가 버렸다. 영산호 지금은 냄새가 엄청 나다. 금강호도 마찬가지다. 새만금 막을 때 금강호 물 끌어다가 희석시키면 된다고 봤다. 그런데 지금 금강호 물이 새만금 수질보다 더 나빠졌다. 호수를 만들어 놓으면 계속 오염물질이 밑에 쌓이지 않나? 다 긁어낼 수가 없을 정도다. 오래되면 적응하는 조류들도 번성하고. 갈수록 나빠진다. 소양호는 제일 깨끗한 물 받아다가 만들었는데 지금은 밑바닥이 썩어서 산소도 없다. 그리고 녹조도 심하고.

- 녹조 문제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작년에 녹조라떼 문제가 심각했는데,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폭염이랑 가뭄 탓이지 4대강 사업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작년에 녹조 생긴 게 그냥 색깔이 퍼렇다가 아니라 걸쭉한 죽 정도였다. 흐르는 강물에서는 그런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있으면 조류가 그렇게 자라지 못한다. 죽처럼 녹조가 생기는 것은 호수만 그렇다. 폭염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거다.

- 결국 근본적으로는 4대강 사업의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댐 때문에 물이 흐르지 못하게 돼서 그런 거다. 내가 말하는 이런 부분들은 상식 아닌가? 웅덩이처럼 돼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거다.

- 보가 댐 크기 수준이라는 부분도 말이 많았다. ‘15m 미만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런데 심명필 인하대 교수는 4대강의 보 길이가 3~12m라고 했다. 아래 암반 부분은 길이에 포함하면 안 되고, 그 위 콘크리트 부분부터 보로 봐야 한다고 했다.

국제대형댐위원회. ICOLD. 거기 기준에 의하면 15m 이상이면 전부 대형 댐이다. 5m 이상인 것 중에는 저류량이 300만톤 이상이면 대형 댐으로 친다. 지금 우리가 만든 것 중에 5m를 안 넘는 것은 하나다. 세종 댐만 수위가 4m고 나머지는 전부 5m를 넘는다. 저류량은 300만톤을 전부 넘는다. 우리 규정에 15m 이하는 보라고 했는데 여기서 15m는 물높이가 아니라 댐 구조물 높이다. 밑에 기초부터 꼭대기까지, 그 높이를 얘기하는 거다. 그거 전부 15m 넘는다. 그래서 이건 댐이라고 봐야지. 시골에 농사짓는데 조그만 저수지 만들어 놓은 거 그게 보.

- 심 교수 기준으로는 콘크리트부터 길이를 재면 15m 높이가 안 된다고 했다. 암반부터 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암반을 전부 길이에 포함하자는 얘기인가?

댐 구조물이니까 밑에 기초부터 전부 높이로 봐야 한다.

- 김 교수는 현재 보를 전부 철거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4대강 찬성 세력들도 있고 국민들에 대한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이 좀 더 평가를 거쳐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30%는 철거하자, 13%는 철거하지 말자 이런 상황이다. 정부 입장도 원론적이고. 그래서 현실적으로 보를 철거하는 일이 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국민들 상대로 한 그 설문조사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 30%가 철거에 동의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철거하자는 내 입장은 국민들의 동의 없이 하자는 것은 아니다. 동의를 거쳐야 한다. 내가 철거를 주장하는 이유는 4대강 사업이 유지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지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밑바닥을 침수를 해서 만들어 놨는데 거기 모래가 다시 퇴적되고 있다. 400지역 이상 조사해봤는데 많이 퇴적된 곳은 75% 이상 퇴적됐고, 50% 이상인 곳은 허다하다. 모래가 많이 쌓였다. 그게 전부 퇴적된 거라고 보지는 않고, 사실 공사과정에서 애초에 속였다고 본다. 덜 팠으면서 팠다고. 그러니 엄청난 돈이 든다. 유지하기 위해서 파내려면 매년 2조원 가까이 든다. 그 돈이 엄청나고 또 하나는 수질관리가 안 된다. 작년에 녹조가 엄청났고 더 심해질 수 있다. 물고기도 많이 죽지 않았나. 또 홍수문제도 터질 수 있다. 지금 영산강이나 낙동강에 댐을 쌓아 수위를 높여 놓고 지천에 물이 빠져나가질 못한다. 펌프로 물을 퍼내야 될 지경이고 일부 농경지는 침수돼서 농사도 못 짓고 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물을 빼는 법 밖에 없다. 또 지금 지천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 재작년에 국토해양부에서 내놓기를 앞으로 지천 정비하는데 115조원 얘기했고, 총사업비는 30조원 가까이 든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16개의 댐을 해체해버리는 일이다. 그래야 지금 유지 관리 문제나 지천 문제, 농지 침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댐 해체하는데 2000억 정도 든다. 나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문제가 뭔지 알리면 국민들이 동의할 꺼라 생각한다.

- 지금 4대강 사업에 있어서 수질이나 홍수 등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조금 더 지켜보면 그 중에서 그래도 개선될 부분이 한 가지 정도는 있지 않겠는가?

나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 평가를 하면서 나쁜 것만 얘기하나, 좋은 건 얘기 안하고 하는 얘기도 듣는다. 근데 좋은 게 생각이 안 난다. 이름은 참 잘 붙였다. 4대강 살리기.(웃음) 영어로는 더 잘 붙였다. Four Major Rivers Restoration. 복원시킨다는 의미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인공적으로 훼손된 걸 돌려주는 구나그렇게 알고 있다. 그래서 이름을 참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건 아무리 좋은 걸 생각해 보려고 해도 생각이 안 난다.

- 4대강 사업은 국책 사업 중에서도 유독 논란이 많고 심지어 완공 후에도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첫째는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서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더라도 물어보지 않고 하는 법은 없다. 4대강 사업이 4대강 근처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근처에 살지 않더라도 혜택을 볼 수 있고 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들에게 묻지 않고 자신들이 그냥 정한 게 첫 번째 문제다. 둘째는 사업 자체가 거짓말과 왜곡이 많았다. 수질이 깨끗해지느니, 홍수가 막아지느니, 전부 거짓말이다. 사업 자체가 엉터리다. 결과적으로 나타난 것도 지천 무너지고. 농경지 침수되고. 물 나빠지고.

-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교수님의 주장대로 보를 전부 철거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수자원 확보를 위한 다른 대안책이 있겠는가? 하수처리 능력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갈수기 때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또 홍수 대비를 위한 그런 수자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4대강은 근본적으로 접근 방법부터 잘못됐다. 수질이 깨끗하려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10만개 가까운 상류 마을에 도랑들을 보면 콘크리트 칠해놓고. 이런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자연에 가까운 것으로 돌려놔야 한다. 가뭄은 산간마을이나 도서지방에 많이 생긴다. 빗물을 잘 다스려야 한다. 지하에 잘 모아두고. 상류부터해서 빗물을 잘 저장해야 한다. 집집마다 빗물 탱크도 만들고. 홍수도 산간지역에 많이 생긴다. 빗물을 잘 스미도록 해야 한다. 상류부터 그렇게 살려야 한다. 마을 사람들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도록 도와줘야 한다. 농부들도 환경 관리를 잘 하도록 유도하고 농부들한테 보상도 해주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깨끗해지도록 해야지, 엄청난 돈을 들여서 공사를 벌이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돈 많이 안 들이고도 자발적으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아마 우리나라에 10만개 마을이 있을 것 같은데, 그 마을들에 1억씩만 줘도 10조밖에 안 든다. 한 마을에 100가구가 안되는데 1억씩 들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또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겠는가. 어떻게 마을을 살릴지 연구도 해야 하고 말이다. 마을 사람들도 참여하게 하고 그렇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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