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장정구 WBC 세계복싱챔피언
제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장정구 WBC 세계복싱챔피언
  • 백송아 기자
  • 승인 2015.07.2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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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백송아 기자] 인간성과 사회생활 챔피언 수식어를 목표 삼은 복싱 챔피언 장정구.

▲ ⓒ백송아 기자

현재 체육관을 운영하며 어려운 점, 보람이 있다면.

지금 이 체육관은 425일에 개관했고, 527일부터 관원을 받기 시작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복싱클럽 운영에 있어 어려운 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다. 벌써 등록한 관원들도 약 100명이다. 다른 체육관에 비해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굳이 힘든 점을 하나 뽑자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를 때 가지 못해 가슴이 아픈 점이다. 아무래도 체육관 자리를 지켜야 하다 보니 부름에 응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 보람이라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복싱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좋긴 하다. 참고로 내가 직접 차린 체육관은 여기가 처음, 즉 이곳이 본점이다.

지금까지 복싱을 하며 얻은 교훈점은 무엇인지.

복싱을 하며 나는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것을 해결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꾸준히 오랫동안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힘의 능력이 얼마나 큰지 배웠다.

복싱은 단순히 승리가 많고 패배가 적다고 좋은 선수가 아니다. 얼마나 대단한 선수와 대결을 벌여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가 선수 평가에 있어 키포인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세계 경기에서 당연히 우리나라 선수를 편들 것이고, 복싱 선수를 친구로 둔 사람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자기 친구를 더 추켜세우겠지만, WBC는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 내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것은 내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집중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때의 깨달음은 아직도 내 삶의 모토이다. 나는 앞으로도 목표 속에서 꾸준히 걸어갈 것이다.

세계 챔피언, 사회인, 가장으로서의 라이프를 모두 경험했다. 각각의 삶에 임하는 각오와 자세는 어땠는지.

운동은 운동대로 힘들고 사회생활은 사회인으로서의 고충이 있는 법이다. 어떤 삶을 살고 있던 임하는 각오는 같다.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빠르게 포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한다면 실패할 리 없다고 믿는다. 실패한 데는 다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바로 자기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무장하고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했을 리 없다.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두셨다. 버라이어티한 삶을 걸어온 아버지로서 가정교육의 주안점은.

가정교육이라고 할 게 없다. 그냥 착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이 정도만 가면 되는 것처럼 자녀들에게도 그 모습을 기대한다. 너무 잘할 필요도 없고 못할 필요도 없고 오버할 필요도 없다. 그저 부족하면 배우길 바란다. 나는 자녀들이 착하고 바르게 자라줘서 정말 고마울 뿐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참여하게 된 동기와 주된 활동은 무엇인지.

복싱계에서 은퇴 이후 나는 내가 가졌던 것들이 얼마나 풍요롭고 뜨거운 것들이었는지 깨달았다. 혼자 이뤄냈다고 말하기에는 나를 응원해주던 사람들이 계속 기억났고, 국민들에게 내가 받은 사랑과 응원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뜻이 맞는 국가대표 선수들 등이 모여 함께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모임은 매달 한 번씩 토요일에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노숙자, 저소득가정 등 소외계층 이웃을 찾아가 자장면 봉사를 중심으로 청소봉사, 연탄배달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그 때마다 대략 5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참하고 있다.

▲ ⓒ백송아 기자

사람들에게 장정구하면 어떤 수식어로 회자되길 바라는지.

나는 이제까지 배운 게 복싱이다. 복싱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인간 장정구가 복싱 세계 챔피언이지만 인간성과 사회생활도 세계 챔피언이라는 평가가 받고 싶다. 그래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며 살고 싶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봉사활동은 한 달에 한번이 기본이지만 많게는 한 달에 4번씩도 나가고 있고, 집사람도 외국에 나가서까지 봉사활동을 한다. 훗날에는 장정구 사랑의 나눔 사단법인을 만들 꿈도 품고 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 주역들인 아이들이 잘 살아야 나라가 성장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소년 소녀 가장들을 도울 생각이다. 지원을 할 때는 지금처럼 자장면과 연탄을 주는 것보다는 한 달에 80~100만 원 정도가 학생 한 명당 돌아가서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좋은 것이 사람인만큼 앞으로의 생활에서도 힘든 일이 있겠지만, 나는 권선징악의 세상을 꿈꾸며 내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은 시작한 체육관을 잘 꾸려나가고 싶다. 물론 선수 육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요즘 같이 복싱에 대한 인기가 식은 시대에서는 바로 만나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모래밭에서 진주 캐내듯이 가능성 있는 인재와의 조우를 기다릴 것이다.

숲은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제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는 말이 있다. 책에서 본 내용인데 오랫동안 내 가슴에 남아있는 글귀다. 나는 이 글귀처럼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힘든 걸 버티며 가지를 키워나간다면 열매를 맺고 훗날 숲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기다릴 것이고 꿈나무 후배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시합을 쌓아 계속 하다보면 끝내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복싱 챔피언이 탄생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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