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상영 기자] 우리투자증권 등 채권단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배임과 사기 혐의로 고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 윤 회장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이 윤 회장의 경영권 제한과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단 측은 지난 28일 윤 회장 1인이 아닌 공동관리인으로 해달라고 법원에 건의했다. 더 이상 신뢰를 잃은 윤 회장에게 수천억원을 맡길 수 없다는 것.
또한 매각이 중단된 웅진코웨이도 윤 회장이 안 팔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채권단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웅진코웨이의 조기 매각을 법원에 건의한 상태.
법원은 오는 10월 4일 윤 회장과 채권단 대표들을 불러 양쪽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윤 회장을 상대로 고소를 검토 중인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웅진홀딩스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 등이 우리투자증권을 기망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게 현재의 판단"이라며 “만기가 돌아온 극동건설 어음 150억원을 갚지 않고 1차 부도를 낸 점과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면서도 주식담보대출을 받아갔다는 점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석 이후 법무법인의 법리해석을 거쳐 고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채권단도 고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극동건설은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날인 지난 25일 자회사인 '오션스위츠' 지분 100%를 웅진식품에 판 것으로 드러나, 우량 계열사 자산을 재기 기반으로 삼을 다른 계열사로 빼돌리는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제주도에 있는 비즈니스호텔인 오션스위츠는 지난해 매출 107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매각가격은 34억원으로 시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매각자금 1조2000억원이 들어오기 직전에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매각 절차를 중단시킨 것도 논란거리다. 업계에서는 웅진코웨이를 팔아도 빚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백지화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인 웅진씽크빅(250억원)과 웅진에너지(280억원)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530억원을 만기를 사흘이나 앞둔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에 모두 갚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이에 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 회장 측이 경영권을 방어하고 그룹 내 남은 계열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 직전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행위가 모두 법정관리 신청 1~2일 전1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금융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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