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변호사 “법원장 재판부 복귀는 대법원장 경고?”
최강욱 변호사 “법원장 재판부 복귀는 대법원장 경고?”
  • 표민혁 기자
  • 승인 2012.02.11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법부 수뇌부를 향해 “제발 꼴값 떨지 말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려 화제가 된 바 있는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출신 최강욱 변호사가 이번에도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먼저 대법원은 지난 7일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법원장 5명이 고등법원 재판부 재판장으로 재판업무에 복귀하게 돼 ‘평생법관제’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법원은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1월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고현철 전 대법관)의 건의 후 마련된 법원장제도 개선안에 따라 현직 법원장 5명이 고등법원 재판부의 재판장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는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이후 추진되고 있는 법관인사제도 개선의 첫 단추”라며 “다수의 법원장들이 동시에 재판부에 복귀한 것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핵심 개혁사업인 평생법관제 정착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특히 이번에 재판부로 복귀할 법원장들은 향후 1년 이상 더 법원장 직을 수행할 수 있음에도, 법원장 순환보직제의 안정적 운영과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해 자발적으로 예정보다 빨리 재판부 복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강욱 변호사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대법원은 법원장 5명이 일선 재판업무에 자발적으로 복귀를 선택했다며 칭송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이 역점 추진하는 평생법관제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 홍보한다”며 “그런데 사법부 내에선 이들이 ‘파기환송’ 됐다며 측은하게 생각하는 법관들이 많다”고 법관 분위기를 전했다. ‘파기환송’은 대법원이 항소심 재판부의 법리 판단이 잘못됐을 때 사건을 다시 심리해 판단하라며 항소심 재판부로 되돌려 보낸다는 대법원 판결문 주문에 나오는 표현으로, 최 변호사가 법관들의 시선을 빌려 말하려는 것은 법원장들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좌천 성격’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다”며 고개를 끄덕인 최 변호사는 “법원장으로 편안히 앉아 아랫사람들이 말을 잘 듣는지 여부를 살펴 편안히 근무평정이나 하고, 각종 행사장 상석에 꽃 달고 앉아 온화한 표정으로 덕담이나 던지면 되는 이들이 다시 현실의 욕망과 거짓이 무시로 분출하는 재판현장으로 돌아가는 게 그다지 기분 좋고 즐거운 일만은 아닐 터”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물론 (대법원) 그들 말대로 전관예우 근절과 법조일원화를 위해 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도라면 좋은 일이며, 당사자의 자발적 헌신이라면 더욱 칭찬할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여기서도 냄새가 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실제 사법부 내부에서도 대법원장의 교묘한 의도를 우려하는 소리가 작지 않다”고 전하면서 “(재판부 복귀) 법원장 5명 가운데 하필 이정렬 부장판사와 서기호 판사가 속해있던 창원지법원장과 서울북부지법원장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시했다. 이번 인사로 박삼봉 서울북부지법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윤인태 창원지법원장은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판부에 복귀해 재판업무를 맡게 됐다. 최강욱 변호사는 그러면서 “‘아랫사람 관리도 제대로 못하니 관리자로는 부적격이다, 내려가서 재판이나 하라’는 대법원장의 신호내지 경고라면 지나칠까?”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했거늘, 우리 대법원장은 왜 이리 매번하는 인사마다 오해받을 일만 있을까”라고 삐딱한 시선을 보냈다. 최 변호사의 말을 정리하면 이정렬 부장판사와 서기호 판사가 언론으로부터 지적을 당해 사법부에 괜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눈엣 가시’ 같은데, 소속 법원장들이 따끔한 경고로 기강을 잡기는커녕 ‘격려’나 ‘훈훈한 자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법원장을 재판부로 내려 보내는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최강욱 변호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도 꼬집었다. 그는 “사법연수원 16기부터 19기까지의 법관이 고법부장으로 승진했다. 주축은 18기인데 다른 기수에서도 1~2명을 끼운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법관의 사기를 진작하는 측면이 있고, 승진 탈락이라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면에서라면 좋은 일”이라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조직을 철저히 관리하고 인사권을 통해 사람을 통제하려는 음험한 의도가 숨어 있다면, 판사들을 꼼짝 못하게 얽어매어 승진에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효과적 수단이 된다”고 고등부장 승진제도의 폐단을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물론 이 모든 가설이 유언비어이거나 지나친 음모론일 수 있다. 사법부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나도 위와 같은 안 좋은 해석은 기우로 치부하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쉽게 부인할 수 없는 오늘의 현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과 그 과정에서의 투명하지 못하고 공정하지도 못한 절차의 진행을 보며, 제도를 교묘히 활용해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법관) 통제를 감행한다는 의심을 쉽게 떨칠 수 없다”고 강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 모든 우려가 사실이라면...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 최 변호사는 “아, 난 왜 이렇게 매사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에 능할까. 그래서 자꾸 머리가 빠지고 흰머리만 늘어나나 보다”라고 재치있고 능청스럽게 자신의 삐딱한 시선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러면서 “‘사안에 대한 시선이 현저히 불량하여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도록 마음 곱게 먹자. 차카게 살자! 가카께서도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했으니...”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는 대법원과 이명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