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 탈락 서기호 판사 "국민법관 칭호 과분...10년 임기 마치고 잠시 퇴직하는 것"
재임용 탈락 서기호 판사 "국민법관 칭호 과분...10년 임기 마치고 잠시 퇴직하는 것"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2.02.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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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기자]17일 낮 12시쯤 서울북부법원 앞에 재임용에 탈락한 서기호 판사와 법원직원 및 '국민의 눈' 트위터리안들이 모여 서기호 판사의 퇴임식 및 '국민법관' 임용식에 참석했다. SNS에 '가카 빅엿' 등 비판적인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서기호 판사는 이번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돼 판사 옷을 벗게 됐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시민들과 법원직원들이 뜻을 모아 퇴임식 및 '국민법관'의 이름을 부여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서기호 판사는 고별사에서 "일반 회사에서도 공개되는 근무평가가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 투명해야하는 법원에서 비공개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형식적인 법치주의를 비판했다. 이어 "처음으로 담을 헐어 국민에게 개방된 모습을 모여주겠다던 북부법원이 법원직원들과 국민들이 열어준 퇴임식의 자리를 부당하게 이동시켰다“며 ”법원이 대법원장을 위해 있는 것이냐, 국민들과 법원 직원들을 위해 있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 “절대 법원에서 쫓겨났다거나 찍혀 탈락한 것이 아니다. 재임용 탈락 결정은 부당하며 위법이므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잠시 퇴직하는 것이다. 법적 대응과 함께 법원 내부의 관리적인 모습과 비합리성, 불공정성을 여러 사람들과 연대해 반드시 사법부의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는 더 이상 영화 ‘부러진 화살’처럼 국민들이 법원을 어려워하고 불신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진정으로 어루만지는,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되야한다. 소수 엘리트 집단의 사법부가 아니라 국민의 사법부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쉬지 않고 사법부 개혁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서 판사는 “외롭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임용 심사 탈락 후 많은 분들이 지지와 응원의 문자, 메일을 보내줬다. 결코 패자가 아니다”고 당당함을 나타냈다. 이어 트위터리안의 모임 ‘국민의 눈’의 이름으로 ‘국민 판사’ 임명장과 법원의 마크에 ‘법(法)’이 아닌 ‘정(正)’이 적혀있고 안 쪽에 헌법 106조와 3조가 자수로 놓인 '국민법복'을 수여했다. 이들은 임명장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강력한 쫑코를 먹였으며 임용 탈락이라는 치졸한 법원 인사에 맞장을 놓아 사법부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사법권 독립을 바라는 시민의 모임인 ‘국민의 눈’은 함께할 테니 쫄지말라는 응원의 뜻을 모아 국민판사에 임명한다”고 적었다. 서 판사는 “국민판사라는 칭호는 과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들의 기대라고 생각한다. SNS활동을 계속 할 것이며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투명한 사법부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판사는 자원봉사로 지원한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2월 안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한 뒤 논의를 거친 후 헌법 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변호사로 개업해 재판이나 소송 업무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민법복 수여 후 응원의 손길을 보내준 국민들과 악수를 나누던 서 판사에게 한 남성이 “서 판사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큰 소리를 지르고 달려들었으나 이내 제지당하는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 판사는 퇴임식 및 임명식이 끝난 후 북부법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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