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친 골프공에 학생 다쳐…누구 책임?
교사가 친 골프공에 학생 다쳐…누구 책임?
  • 표민혁 기자
  • 승인 2012.02.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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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민혁 기자] 초등학교 골프교육 도중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가 교사가 친 빗맞은 골프공에 맞아 다친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결론부터 말해 피해 학생은 20% 책임, 교육청이 80% 책임이 있는 반면, 해당 교사와 학교에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어떻게 된 것일까. 법원에 따르면 경기도에 있는 A초등학교 골프 특성화 교과 담당교사 K씨는 2008년 11월 초등학교 3학년이던 L군을 포함한 3명의 학생을 인솔해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연습 라운딩을 했는데, 당시 교감도 동행했다. 이날 K씨는 학생들에게 티샷 시범을 하기 위해 골프채를 휘둘렀는데, 빗맞은 골프공이 마침 K씨의 오른쪽에서 카트를 끌고 걸어가던 L군의 이마에 맞아 L군은 6주간 치료를 필요로 하는 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고 수술을 받았다. 이에 L군의 가족들이 골프 담당교사 K씨, 교감, 교장 그리고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의정부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교육감은 L군에게 6886만 원을 배상하고, 부모에게 500만 원, 형제 3명에게 300만 원 등 800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경기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인 K씨가 티샷 시범을 보이기 전에 학생들이 자신의 뒤편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주변에 사람이 걸어가는지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L군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이 사고는 K씨의 주의의무위반의 잘못과 교감과 교장의 보호 감독상의 잘못이 경합함으로써 발생하게 된 것이므로, 경기도교육감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공무원의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골프 담당교사 K씨, 교감과 교장에 대해서는 일부 과실이 있긴 하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 교사, 교감, 교장은 직무집행상의 과실이 있기는 하나, K씨가 티샷 시범을 하는 과정에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K씨가 학생들에게 골프교육을 함에 있어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강조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사고 당시 K씨가 티샷 시범 전에 학생들에게 위험하니 앞으로 나가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 L군이 자리를 이탈했다가 잘못 친 골프공에 맞아 상해를 입은 점 등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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