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프로포폴'...의사.투약자 '검은 컥넥션'
죽음 부르는 '프로포폴'...의사.투약자 '검은 컥넥션'
  • 김상영 기자
  • 승인 2012.10.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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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상영 기자] 마약류로 분류된 프로포폴(propofol)이 불법 유통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포폴에 중독돼 사망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진)는 지난 10일 프로포폴을 시중에 불법 유통시킨 전직 의사와 투약자 등 10여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지난 9일 간호조무사 출신으로 출장을 다니며 프로포폴을 주사해 온 이른바 '주사아줌마' 여성과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몰래 빼돌린 서울 강남소재 병원 사무장,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유흥업소 여성 등 6~7명을 체포했다.

검찰은 최근 서울 강남일대 성형외과나 산부인과 등 일부 병원들을 중심으로 정식 진료행위나 처방전을 발급하지 않고도 임의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거나 빼돌린 정황을 포착, 불법 유통망에 대한 전면 수사에 나섰다.

앞서 '의료소비자 권리찾기 운동연대(이하 의권연)'는 향정신성의약품 불법조제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의료기관 350여곳을 관할 보건소와 국세청 등에 고발조치한다고 밝혔다.

의권연은 지난 12일 의료기관의 향정신성의약품 등에 대한 무자격자 불법조제 및 환자알권리 침해행위, 탈세 의혹 의료기관 등 위법행위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경수 공동대표(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 단장)는 "조사된 정신과 의원들은 직원, 간호조무사 등의 무자격자들이 환자 접수대나 차트보관함 옆 공간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조제했다"며 "이는 최근 프로포폴 투약 사망 사례에서도 드러났듯 의사들의 잘못된 인식과 관리체계가 병·의원이 향정신성의약품의 불법 투약 및 유통의 한 경로가 되고 있다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권연은 "일부 성형외과 등에서 프로포폴을 현금으로만 결제하고 거의 모든 시술에서 투여하는 등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의료소비자들이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의료기관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접수 및 조사, 고발 등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병.의원의 경우 전문의가 부족해 환자들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프로포폴을 구입한 병·의원 5885곳 중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병·의원은 631곳으로 10.7%에 불과했다.

나머지 89%의 병·의원에는 마취과의사가 없어 국민들이 프로포폴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포폴 허가사항 중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마취과에서 수련 받은 사람에 의해 투여돼야 하며 환자의 기도유지를 위한 장치, 인공호흡, 산소공급을 위한 시설과 즉각적인 심혈관계 소생술의 실시가 가능한 시설이 준비돼야 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최근 3년간 프로포폴 유통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체 유통량 중 46%가 의원급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종합병원 21%, 병원 17%, 상급종합병원 13%, 기타(보건소 등) 3%순으로 나타났다.

중증 수술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보다 병·의원급(63%)에서 프로포폴을 훨씬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병·의원이 구입한 프로포폴이 884만8525개에 이른다. 2010년 6033개 병·의원에서 354만여개의 프로포폴을 구입했고, 지난해에는 5885개 병·의원에서 369만여개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지난 5월까지 4999개 병·의원이 160만여개의 프로포폴을 구입했다.

특히 식약청이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추정해보면, 프로포폴 취급 병·의원 수는 2010년 6033개에서 2011년 5885개로 2.4% 줄었으나, 병·의원들의 프로포폴 구입량은 2010년 354만3568개에서 2011년 369만9627개로 오히려 4.4% 늘었다.

특히 국내·외 20여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방흡입술 및 비만클리닉인 A의원 00지점은 2010년 1만3776개의 프로포폴을 구입했고, 2011년 2만4332개, 올해 5월까지 1만4400개를 구입해 프로포폴 구입량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A의원이 2년5개월간 구입한 프로포폴은 총 5만2508개에 이른다.

최동익 의원은 "프로포폴은 정신적 의존 가능성이 있고 마취시술 시 호흡곤란, 맥박 및 혈압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나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처럼 위기관리능력이 있는 마취과 전문의가 환자의 수술 전·후 관리를 포함한 마취 관련 전반 과정을 관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마취전문의가 없는 일반 병·의원에서는 프로포폴 대신 다른 진통제나 진정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이러한 경우에도 응급상황에 대비한 소생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보건당국이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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