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재벌은 국민이 키워준 기업. 국민의 이익 위해 봉사할 방법 찾아야”
장하준 “재벌은 국민이 키워준 기업. 국민의 이익 위해 봉사할 방법 찾아야”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2.03.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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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민 기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재벌개혁과 관련해 “재벌이라는 게 국민들이 옛날부터 비싼 물건 억지로 사가면서 키워준 기업인데 재벌들이 어떻게 하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재벌들, 일정정도 이제 금융시장 규제의 강화라든가 일정 정도의 경영권 보호라든가 이런 걸 통해가지고 주식시장의 단기주의 압력을 줄여주면서 재벌들한테 이제 대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MBC 라디오 에 출연한 장 교수는 “재벌이라는 게 총수일가의 것도, 주주 것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장 교수는 “지금 야권에서 말한 경제민주화 라는 게 핵심이 재벌의 약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재벌총수가문의 힘을 약화시켜야 된다는 것인데 그 의도에는 동의하하지만 문제는 방법”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야권에서 주로 얘기하는 경제민주화 방안이라는 게 재벌총수가문 권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소액주주권을 강화하고 주식시장 힘을 더 강화시켜야 된다는 것인데 이게 진정한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시장논리를 통해 통제를 한다는 건 민주주의는 1인 1표지만 시장은 기본적으로 1인 1원 1표”라며 “그 논리를 가지고 통제한다는 건 민주화라고 할 순 없고 그래서 그 재벌들이 진짜로 통제하고 싶으면 어떤 그 정부의 규제라든가 어떤 그런 걸 통해가지고 해야지 이걸 시장논리에서 통제한다 하면 겉으로 보기엔 근사하지만 삼성 재벌이 벌벌 떤다는 주주들이란 삼성보다도 더 큰 재벌들도 있고 무슨 러시아 무기밀매상도 있을 거고 정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통제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해체론에 대해 장 교수는 “지금 체제에서 재벌을 해체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결국 뭐냐 하면 외국 금융자본이 그걸 가져간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지금 사실 외국 금융자본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그런 게 완전히 100% 장악이 돼버리면 현재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지금 재벌들은 누군지도 알고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알고 어디 사는지 아니까 가서 싸우기라도 하지만 이제 그게 다 퍼져가지고 문제가 생기면 런던 가서 펀드매니저들 앞에서 시위할 것인가? 사우디아라비아 가서 여기서 삼성지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누구냐고 찾아가 가지고 따질 것인가? 그게 안 되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한국 사회에 일고 있는 복지논쟁에 대해 장 교수는 “(현상자체에 대해선)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보는데 그 논의가 좀 비생산적이 많은 것 같다”며 “너무 구호에 얽매여가지고 예를 들어 한쪽에서는 무상급식, 이렇게 얘기하는데 물론 편의상 그런 용어를 쓸 순 있지만 이게 공짜라는 생각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부가가치세는 다 내는데 그 애들이 학교에서 돈 안 내고 당장 돈 안 내고 밥 먹는다고 그게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쪽에서는 또 왜 이건희 회장 손자까지 세금으로 밥 먹어야 되느냐, 이거 부자복지다, 부자 덕 보는 복지다 하는데 그게 아니라 이건희 회장은 다른 사람보다 세금 몇 백배 내기 때문에 그 손자는 사실 몇 백배 돈 내고 같은 밥 먹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너무 구호에 얽매여가지고 그리고 예를 들어 보편적 복지, 선별적 복지도 저는 기본적으로 보편적 복지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완전 흑백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아무리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도 성형수술까지 복지제도를 통해서 대주자고 안 하고 아무리 선별적 복지 주장하는 사람도 그러면 초등학교마저도 의무교육을 안 하고 다 자기 돈 내고 다니게 하자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충분히 얘기를 하면 그 가운데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자꾸 이데올로기 싸움이 돼가지고 너는 보편, 나는 선별, 너는 무상복지, 나는 부자복지, 이런 식으로 돼 버리니까 생산적 논쟁이 안 되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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