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민혁 기자] 소년보호처분은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이 규정하는 성폭력범죄 전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 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2일 귀가하던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강간상해 등)로 기소된 A(29)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검사의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은 전자장치부착법의 ‘2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과 같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부착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3호는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해(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를 포함한다) 그 습벽이 인정된 때’ 부착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전자장치부착법의 문언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 사실을 포함해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된다”며 “따라서 피고인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더라도, 이는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2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범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을 고려할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강간상해 성폭력범죄를 1회 범한 것 외에 과거에 성폭력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전자장부착법이 정한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검사의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0년 10월 12일 경기도 포천시의 한 교회 앞에서 귀가하던 B(22·여)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뒤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안면부 타박상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런데 A씨는 당시 16세이던 1999년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치상죄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결정이 내려져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검사는 “과거 강간치상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A씨가 2010년 B씨에 대한 강간상해 범행을 저질러 성폭행범죄를 2회 이상 범해 그 습벽으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과 항소심은 A씨에게 “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자발찌와 관련, 재판부는 “소년보호처분은 형사소송절차에 따라 엄격한 증명에 의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소년보호처분의 원인이 된 성폭력범죄의 비행사실은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부착법률의 ‘성폭력범죄’에 포한되지 않아,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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