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본사 조계사의 주지스님인 토진 스님과 부주지 의연 스님 등 승려 8명이 전남의 한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은 전북 진안 금당사의 전 주지스님이자 조계종 총무원 소속이었던 성호스님이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지난달 23일 오후 8시쯤 승려 8명이 전남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도박판을 벌였다”는 고발장과 도박 현장이 찍힌 몰래카메라를 증거자료로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동영상에는 해당 승려 8명이 하룻밤 20만 원짜리 스위트 룸에서 술과 담배는 물론 13시간 동안 판돈을 걸고 포커 도박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게다가 이들이 도박판을 벌인 다음날이 고불총림 방장 스님의 49재가 백양사에서 봉행되는 날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11일부터 사건을 배당해 직접 수사할 지, 경찰서로 이송한 뒤 수사를 지휘할 것인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승려들의 억대 도박 파문에 조계종의 종단 사정기관 호법부도 10일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총무원 간부 6명(총무부장, 기획실장. 재무부장, 사회부장, 문화부장, 호법부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조계종은 1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해결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일 일신상의 이유로 조계사의 주지직에서 물러난 토진 스님은 지난해 11월 조계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성호 스님의 시위를 방해하고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토진 스님이 주지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조계사의 주지직에는 도문 스님이 임명됐다.
불교계의 도박 파문에 대해 네티즌들은 “참 어지러운 종교계다”, “속세에 살고 있는 나도 포커는 할 줄 모르는데”, “모든 종교에 대해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라”, “옛날 우리가 생각하는 스님들과 다르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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