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北 민주화·인권 문제 "북한 제대로 아는 데서 출발"
[인터뷰]②“北 민주화·인권 문제 "북한 제대로 아는 데서 출발"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2.05.1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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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대표
[박봉민 기자] 5월의 첫날. 노동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그날에 ‘프롤레타리아의 지상 낙원’이라고 자랑하는 북한을 떠나 온 이를 만났다. (사)북한민주화운동본부-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의 김태진 대표. 김 대표는 그 스스로가 탈북자다. 그리고 북에 부모와 자식들, 가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했다고 한다. 그가 겪은 북한에는 자유라는 것이 없다고 했다. 에서는 그와 인터뷰를 통해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의 실태, 우리가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입장, 그리고 북한사회 전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다음은 5월8일 1편에 이어 2편 인터뷰내용이다. - 군부에서의 힘겨루기 내지는 지도부에 대한 과시용이나 무력시위가 가능한가. ▲ 힘겨루기라보다는 아첨인 거죠. 김정은에게 좀 더 사랑을 받아야 하잖아요. 내 자리를 좀 더 오래 지켜야 하고, 그래서 아첨을 하는 것이지 뭐 힘겨루기를 해서 “정은아 우리 힘 있어. 너 우리랑 같이 해야돼” 이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예요. 만일 그게 가능하다면 지금 군부에 뭐 50명을 숙청하고 하는 것들을 어린애가 마음대로 할 수가 있겠어요? 그건 말도 안되고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봐야죠. - 군부의 과잉충성으로 해석해야 맞다? ▲ 정적이나 상대방이 뭐라도 잘못하게 되면 그걸 빌미로 김정은한테 개별보고를 통해 고자질을 하는거죠. 그렇게 되면 김정은이 그걸 판단해서 뭐 숙청하고 그러는 거고. 그런다고 해서 누가 나서서 말리거나 못하죠. 그러다간 자기까지 다치게 되니까. 물론 최측근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말은 한마디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냥 한 두 번 넘어갈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그마저도 지나치면 김정은이 ‘어, 얘가 날 무시하나“라고 생각할거고, 그러다 보면 옆에서 다른 측근이 눈치 채서 김정은이에게 아첨하고, 그렇다고 ”니가 날 죽일려고 해“ 이런 식으로 불만 품고 폭동 일으키겠다고 하거나 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는 거죠. - 천안함 포격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경우에도 위에서 승인을 했다고 봐야 하나. ▲ "이번에 연평도를 포격하자" 이렇게 해서 크게 포 사격을 가하거나, “장군님! 우리가 이번에 본 때를 한 번 보여줍시다”라고 하는 것보다 위에서 “쟤네 정신 좀 들게 한번 해줘야겠어” 하는 식으로 넌지시 말을 꺼내면 밑에서 알아서 하는거죠. - 독단적으로 대남 도발을 했다가 문책 당하거나 질책을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거의 없죠. 만일 그렇게 되면 전투 사기가 떨어지잖아요. “천안함 같은 경우에는 자기들이 판단해서 “내가 했다”라고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나서서 했다고 하고, 그게 아니면 자기들끼리 ‘공화국 영웅 메달’ 주고, 대외적으로는 안했다고 하면서 남한의 갈등을 조장하고 그런 식이죠. 북한에는 ‘발표 안 된 공화국 영웅’이라는 게 있어요. 그 사람들에게는 군에서 최고의 훈장이 나가죠. 그리고 언제 발표를 하겠다고 하느냐면 통일이 된 다음에 하겠다고 해요.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냐면 남쪽에 파견됐던 전투원들, 간첩들 이런 사람들이 포함되는거죠. 북한은 우리처럼 국민의 목소리가 있고 여당, 야당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도 위에 선 하나 긋고 “이대로 길 내” 하면 그대로 되는 그런 사회거든요. - 북한이 도발해왔을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가. ▲ 김정은이 자기 아버지 김정일이를 그대로 답습할 수 있는 체질적인 부분이 가장 많다고 해서 정남이나 정철이가 배제되고 후계자가 된거잖아요. 그렇다면 김정일과 같은 선상에 놓고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지금 생각으로는 까불면 다시는 도발을 못하게 강하게 대응을 할 필요가 있죠.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강경 대응을 안하고 “우리 평화롭게 살자”고 계속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거든요. 마지막에는 있는 거 다 내놓으라고 할텐데 그때 가서도 우리 국민들이 다 내놓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강경대응을 하면 우리가 자꾸 정세를 긴장시킨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대화로 풀자고 하면 결국 북한이 해달라는대로 해줄 수밖에 없거든요. 북한이 지금 뭐 '비료달라 뭐달라' 하는데 우리도 지금 국민들이 생활이 말이 아니라서 대통령 욕하고 있는데 북한까지 다 갖다주면 되겠어요? -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얘기하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 우리가 글로벌 시대를 지향해 나간다고 하지만 우리 민족의 민족애라던가 정체성이라는 부분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언제 통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민족의 우수성이랄까 존엄 같은 것은 지켜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될려면 우리가 북쪽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통일은 좀 더 있다가 된다고 하더라도 “저 북한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 저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하는데 대해서는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봐요. - 우리가 북한의 민주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 북한에는 분명히 어떤 인권 침해를 당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건 들을 권리, 말할 권리가 없고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고 농민이면 끝까지 농민이어야 하는 아주 불합리한, 그런 여러 가지...북한 사람들은 먹고 싶어도 먹을 게 없잖아요. 그런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다는데 그것이 정말 사실인 지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어요. 궁금하다고 하는 생각만이라도 가져주는 것이 우선은 첫 시작이고, 거기에서 인권문제가 침해당했다면 그 때 가서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권문제는 없지만 민주화가 좀 안됐다면 그때 가서 민주화를 시키기 위한 어떤 대안들이 필요할까를 생각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우리 국민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거기다 대고 “야, 우리 북한 민주화 시키자”하면 뭘 어떡해야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우선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 당국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람들이 지금도 살기 힘든데 통일이 되면 얼마나 더 많이 힘들겠느냐 하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통일이 되면 오히려 안 힘들 수도 있거든요. 일자리 창출이 될 수도 있고 투자할 곳이 생길 수도 있구요. 이런 부분들을 알리는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국가나 시민단체들이 만들어 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좋은 건 국민이 그것을 좀 알고 싶다라고 말을 해줘야지 국가도 그것을 만들어 낼 의지가 생기는 것이고, 국민이 알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국가가 이것을 만들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생각들을 할 것이란 말이죠. 지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어느 단계에서 끝났냐고 하면 5공시절 때가 아닐까 생각을 해요. 북한에 대해 북한 주민들과 김일성에 대해 분리를 시키지 않고 통틀어서 북한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악마고, 빨갱이는 머리에 뿔이 났고 이렇게 가르친 게 전부 다란 말이죠. 북한에 대한 교육이 그걸로 끝났어요. 거기서 멈추다 보니까 사람들이 더 생각하고 싶지가 않잖아요. 그런 악마들이 많이 내려왔어요. 그런데 뿔이 없어, 사람들은 ‘아 이게 뭔지 모르겠다. 정부가 말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구나’ 여기에서 끝나고 더 알고 싶어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2만 5,000명의 탈북자가 내려오고 탈북자 가운데 국회의원도 나왔잖아요. 과연 북한 사회,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 지 알 필요가 있고, 우리가 1천만 이산가족들이 살고 있고,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 중엔 성공한 사람들도 있고 하니까 “저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국가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아니면 국가가 좀더 지혜롭게, 전문가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접근할 수 있게끔 만들어 가는게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 남한 당국이나 국민들이 북한을 대할 때 동포적인 입장에서 대해야 하나, 아니면 국가대 국가의 입장으로 대해야 하나. ▲ 동포적인 입장에서 대해야죠.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을 동포적인 입장에서 대해 왔고, 그렇기 때문에 2만 5,000명의 탈북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거예요.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었으면 한국에 들어올 수가 없었죠. 우리나라 헌법에서 밝히고 있듯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돼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정착을 할 수 있고, 저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하는 권리를 누리고 그에 따른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죠. 그것을 이제와서 국가대 국가로 바꿔 버리면 안되는거죠. - 북한에 계셨을 때는 무슨 일을 했나. ▲ 저는 노동자였어요. 합성가죽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했었죠. - 탈북하게 된 계기는. ▲ 일단 제 눈에는 모순이 너무 많이 보이고, 우리에게 자유가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자유가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계기 가운데 하나가 북한에는 ‘로동신문’이라는게 있어요. 로동신문에 보면 사진이 크게 실리고 위에는 남조선 경찰들이 데모하는 학생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죠. 그런데 그 아래 사진이 조그맣게 나왔는데 ‘데모주동분자 구출위원회’ '석방하라'고 써있는 사진들을 보고 ” 아! 남조선에는 자유가 없는게 아니라 자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왜냐면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에 잡혀가면 잡혀 갔느냐고 물을 수조차 없는 데, 남한에서는 데모 했으니까 보안법에 의해 잡혀갈 수는 있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 내놓으라고 투쟁할 수 있는 그 자유가 있다는거죠. 그래서 ”아! 북한이 더 자유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남한에선 누가 분신자살을 했다고 신문에 나와요.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그게 언론의 자유가 있는 거잖아요. ‘저게 바로 자유구나’ 전 이렇게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탈출을 하게 된 거죠. - 탈북하실 당시에 결혼은. ▲ 저는 가족이 있었죠. 혼자 나왔습니다. - 가족에 대한 걱정은 ▲ 뭐 저는 굳이 독립투사에 비교하지는 않지만 가족 놔두고, 나가고 자유를 찾아 나가고, 그런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 역시도 그런 DNA가 많았던 거죠. 제가 나가서 안전한 곳을 찾으면 그때 가족들을 데리고 나올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 안에 그대로 있다 보면 그냥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요. - 북에 계신 가족분들, 특히 자제분들의 소식은. ▲ 아뇨. 알지 않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김정은한테 충성하면서 살겠죠. 저는 이제 제 아들이라고 해서 절 따라서 무조건 김정은이 반대해라 그러진 않아요. 걔네는 걔네 삶을 살고 전 여기에 나와서 제 삶을 사는거죠. - 가족 분들이 수용소에 가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그건 모르겠어요. 잡혀갔는지 안잡혀 갔는지...그런데 그것 때문에 제가 저의 할 일을 안하고 그들의 만행에 대해 말을 안하면...안해도 죽고, 해도 죽고 죽을거면...어차피 죽을거예요. 저는 이제 제 일을 하겠는거죠. 그런데 지금은 북에 남겨진 탈북자 가족들에 대해 전부 고통을 주지는 못할 거예요. 왜냐하면 2만 5,000명이라는 사람들이 남한으로 왔는데, 연루된 사람들을 다 처벌하려면 북한 사람들 다 처벌해야한다는 결론인데 그건 불가능해요. 그리고 북한사람들 다 처벌하는 게 언제 그게 가능하냐면 배급이 하루에 600g이라도 정상적으로 지급이 됐을 때 그때 가능한 거예요. 지금 사회가 불안한데 어디 누굴 데려다 처벌하고 그러겠어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 탈북자 가족에 대한 처벌 같은 게 강화됐다고 하는데. ▲ 전 2003~2005년도까지는 전부 관심을 가졌는데 지금은 관심을 안가져요. 지금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뭐냐 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알리는 것이거든요. 이제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같은 생각은 안할려고 해요. 그런 생각 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 여기 일만 해도 해야 할 일이 많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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