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26일 교과서를 편찬하는 출판사에 공문을 보내 교과서에 실린 민주통합당 도종환 의원의 작품을 다른 작품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도종환 의원의 시와 산문 작품은 중학교 검인정 국어 교과서로 채택된 16개의 교과서 중 8개 출판사(교학사, 금성출판사, 대교, 두산동아, 미래엔, 창비, 천재교과서, 천재교육)에 수록돼 있다.
수록된 도종환 의원의 작품은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담쟁이’ ‘여백’ ‘수제비’ 등 5편의 시와 산문 2편 등으로 ‘담쟁이’ ‘수제비’ ‘종례시간’ 등은 2~3개 교과서에 중복 게재돼 있기도 하다.
교육과정평가원은 도 의원의 작품을 교체해야하는 이유로 ‘교육의 중립성 유지’를 들며 “현역 국회의원의 작품은 수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작가회의는 이러한 교과부의 권고에 대해 “5공화국 시절 김춘수 시인도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지만 그의 시 ‘꽃’이 교과서에서 삭제되지는 않았다”며 “이는 정치적 탄압이자 학생들의 문학 작품 향수권에 대한 침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조직 차원에서 평가원의 권고 지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의원의 작품이 교과서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야당의원이라는 이유겠지” “문학적으로 높이 사는 작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건가” “비교육적인 것으로 친다면 친일 행각을 한 이광수, 최남선, 서정주, 김춘수 등 이런 시들을 다 빼야되는데...도종환 것만 빼는 건 앞 뒤가 안 맞는다” “표현의 자유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듯”이라며 비판적인 의견들을 다수 개시하고 있다.
한편 평가원은 도 의원의 작품 외에도 영화 ‘완득이’에 출연했던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관련 내용을 수록한 2개 출판사에도 수정·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오는 18일까지 출판사들의 수정본을 검토해 다음달 31일 최종 검정승인을 낸다. 평가원의 수정 권고에 이의가 있는 출판사들은 이달 20일까지 ‘교과서 검정 이의신청 심사심의회’를 통해 심사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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