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아이가 왜 이렇게 발달이 늦는 거지?
[한방칼럼] 아이가 왜 이렇게 발달이 늦는 거지?
  • 김주호 원장
  • 승인 2012.10.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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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주호 원장] 발달면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한 걸음 늦게 가는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낯선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이 대단히 크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로 오는 모든 자극을 차단시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반사 때문인데 이러한 반사를 원시적인 조건반사라고 한다. 이 반사는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본능으로, 보통 태어나서 수개월에서 늦어도 2년 사이에 없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뇌의 불균형한 발달이나 운동자극이 부족한 경우에 때가 되어도 이 반사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게 되어 아이의 두려움과 거부감을 크게 만든다. 이러한 거부감은 마치 단단한 껍데기처럼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여 아이의 발달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끊임없이 주변 사물에 관심을 가지며 자기의 몸을 계속 움직여 뭔가를 인지하려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지각, 청지각, 촉각, 균형감각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감각이 발달하게 되고 이것이 언어발달과 학습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에 아이가 배밀이, 뒤집기, 기기, 앉기, 서기, 걷기 등의 발달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거나 건너뛰게 되면 뇌의 발달에서 기초가 되는 단계를 건너뛰는 것이 되어 언어와 인지발달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치 덧셈 뺄셈 같은 기초수학을 충분히 익히지 않고서 바로 미적분 같은 고급수학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덧셈 뺄셈 같은 기초수학이 탄탄해야 나중에 고급수학을 잘 할 수 있듯 어린아이들의 운동과 성장과정에서의 여러 감각적 경험들은 언어와 학습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좌뇌와 우뇌는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 왼손 오른손 힘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주치면 소리가 나듯 좌뇌 우뇌 역시 사람마다 모두 어느 정도의 우세한 쪽과 부족한 쪽이 차이가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도 큰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왼손 오른손의 힘 차이가 너무 커지게 되면 마주쳐도 소리가 제대로 날 수가 없다. 이는 전통적 의미에서도 음양(陰陽)이 조화를 이뤄야 세상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은 이렇게 소리를 내려 해도 소리낼 수 없는 양손과 같아, 아이의 발달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아이를 갖고 있을 연령 이상의 세대들은 어렸을 때 틱이라든지, ADHD 같은 단어들은 들어본 적조차 없었을 것이고, 난독증, 발달장애, 자폐증 같은 단어들도 생소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이것들이 왜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가?

예전에는 컴퓨터는 고사하고 TV조차 없는 집들이 많았고, 조기교육이니 영어학습 같은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아이들은 나가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고 뛰어놀고 뒹굴고 싸우면서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집에서는 엄마는 가정주부로서 아이들의 교육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교통수단이 발달되어 있고 대부분의 집은 맞벌이를 하며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어린이집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움직이지 않고 TV와 조기교육 같은 일방적 시청각 자극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뇌 발달에 필수적인 몸의 큰 근육들을 발달시킬 기회를 차단당한다. 이러한 근육들의 발달이 아이의 뇌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이나 그러한 측면이 안타깝게도 경시되는 것 같다. 또한 일방적 시청각 자극은 주로 아이의 좌뇌만을 자극하여 여러 신체적 움직임과 대인관계로서 발달되는 우뇌의 발달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많다. 환경적으로 이러한 안타까운 현상들은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다.

아이들의 발달에는 정해진 단계가 있으며 그것을 건너뛰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옛 조상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오장육부가 취약하고 체격과 기력이 충실하지 않으므로 피모나 살갗, 근육, 뼈, 골수, 뇌, 기혈 등등이 완전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취약한 것이 오장육부 중에서도 폐, 비장, 신장으로 이들 장기들은 인체의 정신과 신체의 근원이 되는 기(氣), 정(精), 혈(血), 진액(津液), 골수(骨髓), 뇌수(腦髓) 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장기들이다. 이것이 신체활동과 충분한 영양을 통해 충분히 발달된 상태에서 비로소 시청각적인 자극을 받아들이고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미발달된 상태에서의 일방적 시청각적 자극은 정신발달의 기초가 되는 위의 신체구성요소의 발달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아이로 하여금 돌이킬 수 없는 발달장애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말이나 행동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은 아이들은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단단하게 다져야 하는 기초공사가 덜 되어 그 위에 집을 짓기 어려운 상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 아이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말만 늦어요.” “우리 아이는 머리가 좋아서 TV에서 한 번 본 것도 귀신같이 기억하고 책도 달달 외울 정도로 잘 읽는데 말귀를 못 알아듣고 눈을 전혀 안 마주쳐요.” “관심 있는 건 잘 집중하는데 관심 없는 거에 대해선 완전히 딴 나라 이야기나 마찬가지에요.” 등등의 호소를 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사실 이런 경우 말이 늦는 등의 한두 가지 증상은 빙산의 일각이고 수면 아래에는 자극 발달의 부족이라는 거대한 원인이 숨어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자극으로서 시각, 청각, 촉각, 위치감각, 균형감각 등의 여러 감각들이 제대로 조화되고 이것이 통합되어 올바른 몸의 움직임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훈련과 적절한 영양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쉽게 요약하면 ‘운동’과 ‘적절한 한약치료’라고 할 수 있겠다. 작은 물체를 만지고 옮기고 쌓는 소근육부터 걷고 뛰고 던지는 대근육, 그리고 중력에 대항하여 몸의 자세를 유지하는 몸통의 중심근육들까지, 이 모든 근육들이 시청각을 비롯한 감각들과 통합하여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 기초가 되는 신체적 정신적 영양을 기를 수 있는 적절한 한방처방이야말로 아이의 뇌를 올바른 방향으로 빨리 자극하여 지금 다른 아이들보다 한두 걸음 늦게 가고 있는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나란히, 혹은 한두 걸음 앞서 가게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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