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보조출연자 사망 그후...유족 "말할 수 없는 고통 7개월"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망 그후...유족 "말할 수 없는 고통 7개월"
  • 윤창원 기자
  • 승인 2012.10.3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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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희석씨 유족 "책임회피 급급…사과한번 없어"

▲ 지난 4월 18일 오전 5시35분경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하금삼거리 방면에서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들이 탄 47인승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논으로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Newsis
[에브리뉴스= 윤창원 기자]지난 4월 18일 오전 5시 30분경 경남 합천 인근에서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KBS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탑승 버스가 전복돼 보조출연자 박희석씨가 사망,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고(故) 박희석씨의 유족들은 5월 15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접수, 우여곡절 끝에 4개월 뒤인 9월 14일 근로복지공단은 박씨의 고용주가 태양기획이라는 점과 산재신청을 승인했다. 유족들이 114일 동안 벌여온 투쟁의 결과였다. 보조출연자로써는 처음으로 법적 소송을 가지 않고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로 인정받은 것이다.

보조출연자 파견 업체들은 보조출연자들이 일하다 다쳐도 산재를 신청하는 대신 개인보험으로 처리하게 하고 비용을 지불해주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재로 인정받기까지 4개월…말할 수 없는 고통

‘각시탈’ 제작사(각시탈문화산업전문회사)의 입장표명 보도자료를 60개가 넘는 언론 매체들의 보도(전세버스공제조합의 사망보조금 1억5000만 원 등의 내용)로 인해 ‘목숨으로 돈만 밝히는 가족’이라는 등의 악성 댓글들은 고인과 유가족을 고통의 늪으로 빠트렸다.

버스공제조합에서의 손해배상금은 쌍방의 서면에 의한 합의, 판결 확정, 재판상 화해 및 중재에 의해 확정되는 금액인데 유족 측은 버스공제조합과 합의하거나 재판상 화해를 한 적이 없었을 뿐더러 각시탈문화산업전문회사가 1억5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보도자료에 적시해 유족이 1억5000만 원의 배상금을 받았거나 받을 수 있음에도 더 많은 배상금을 받으려 KBS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는 식으로 다중을 오인하게 했던 것이다.

이보다 유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보조출연자 파견 업체인 태양기획이었다. 사고 발생 6개월이 지나고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인정이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사과 한마디 없는 태양기획은 박씨가 태양기획 ‘12지부’(이준기획) 소속이라며 근로계약 관계를 현재까지도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지난 22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망사고 처리에서 KBS가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은 태양기획 이강용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이 회장은 병원 입원을 이유로 불참했다.

박씨의 유가족 윤모씨는 <에브리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양기획은 사고 당일부터 사고를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박씨의 고용사업주가 12지부라고 주장하면서 하도급을 준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결국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태양 측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인정을 부인하는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가 유족들이 고인의 죽음으로 힘들었을 텐데 더 아프게 할까봐 대응하지 않는다 하더라”면서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추후 불이익이 발생하면 소송까지도 검토 중이다’라고 하던데, 우리는 오히려 태양기획이 소송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양기획은 외형상 하도급 행위를 해서 책임을 면하기 위한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우리가 5월부터 고용사업주 관계로 근로복지공단과 분쟁하고 있었고, 이 사항을 KBS에 전달했기 때문에 KBS에서도 계약위반 사항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8월 말 KBS 측에서 ‘각시탈’ 마지막회 방송에서 박씨의 명복을 비는 자막을 넣겠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자막 내용은 명복을 빈다는 내용뿐이었다. 사건 후속 처리 미흡에 대한 사과 내용을 내보내기 위해 한 달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KBS나 태양기획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전했다.

'태양기획 퇴출' 목표를 위해 끝까지 싸운다

실제 KBS 측은 지난 9월 6일 ‘각시탈’ 마지막회 방송에 앞서 ‘KBS 드라마 각시탈 제작과 관련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故 박희석님의 명복을 빕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장을 잃은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심심한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사고 관계자들의 후속 처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드라마 각시탈 제작진은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윤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강용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그동안의 만행에 대한 반성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를 요청하지 않는 한 대화를 진행할 의지는 없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싸움을 끝까지 이어가서 태양기획을 퇴출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규석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에브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태양) 기업체는 퇴출시켜야 한다. 본인들이 외주를 주었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닌데 무조건 고용주가 아니라고 이준기획으로 떠넘기기 바쁘다”면서 “처음부터 협조를 해주려는 모션만이라도 취했어도 괘씸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족 측은 지난 9월 24일 추모제를 지낸 이후 태양기획 앞에서 한 달여 동안 1인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도 태양은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표명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태양기획 이강용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이 회장은 끝내 불참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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