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민족의 어머니
[칼럼] 한민족의 어머니
  •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 승인 2012.12.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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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에브리뉴스=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신화속의 여성상은 그 신화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실제 여성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인식을 가졌는지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는 인간을 고행의 길로 가게 만든 장본인이고 약속을 어기고 탐욕을 일삼은 원흉이었다.

기독교적 질서가 곧 법이었던 유럽에서 신화속의 이브의 처지는 실제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탐욕의 화신이고 죄악의 산물인 여성이 올바른 대우를 받을 수는 없었다.

여성이 곧 노예였다. 탐욕을 막기 위해 억압되고 죄악을 갚기 위해 착취되었다.

그리스신화에서도 역시 제우스의 상자를 열어서 세상에 모든 죄악과 질병, 고통을 방류하고 희망만을 상자에 감금시킨 판도라는 역시 이브와 마찬가지 처지였다.

유럽에서 여성을 보는 관점은 탐욕에 대한 억제가 필요하고 착취가 용이한 노예에 불과했다.여성성에 대한 배려는 필요치 않았고 인간적인 대접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에서 여성을 보는 관점은 신화에서부터 남다르다.

'천제(天帝)' 환인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무리 3000명을 이끌고 내려와 '신시(神市)'를 세워 나라를 다스릴 때,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동굴 속에서 생활하라고 하였으나, 호랑이는 이 시련을 참지 못하여 나가고 곰은 웅녀가 되어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고, 그 단군은 고조선을 세웠다는 단군신화에서 여성에 대한 의미 있는 시각이 숨어 있다.

곰과 호랑이에게 주었다는 쑥과 마늘에 주목해보자. 쑥은 '음기(陰氣)' 즉 여성성에 해당하는 식물이다. 지혈제로도 사용하고 복통, 생리불순, 자궁출혈 등의 여성 질환에 사용하는 음기의 식물이다.

마늘은 반대로 '양기(陽氣)' 남성성에 해당하는 식물이다. 섭취하고 사용함으로써 배설하는 보통의 정력식품들과 달리 남성의 성기능을 원천적으로 강화시켜주는 유일한 식물로,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할 때 강장제로 인부들에게 먹였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곰과 호랑이에게 마늘과 쑥을 동시에 먹게 했다는 의미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획득하고 극복해야만 위대한 여성,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안배인 것이다.

100일을 참고 견딘다는 설정은 100이라는 꽉 찬 숫자는 달성된다는 의미로 신성시되었기에 특별히 부연할 필요성은 덜하겠지만 여성성을 획득한다는 차원에서 굳이 의미를 보탠다면 100일이라는 날짜는 산모의 태중에 있는 태아의 성기가 외부로 확연하게 자리 잡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군신화에 나타난 여성성은 실체가 없는 남성(환웅)에 비해 구체적이고 존엄하게 묘사된다. 100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짜, 최대한 이겨낼 수 있는 한도까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획득한 곰이 바로 여성이 된 것이다.

남성속의 여성성 아니마, 여성속의 남성성 아니무스의 개념에 준해서 양쪽 성(性)을 동시에 획득하면 위대한 여성이 된다는 설정으로 여성성의 쑥과 남성성의 마늘이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전제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가설이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분명, 쑥이 음기이고 마늘이 양기라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정신분석학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공유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위대한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성의 장점과 여성성의 장점을 함께 가져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고통을 인내하고 극복한 뒤에 위대한 여성으로 탄생한 '웅녀'는 한민족의 역사에 있어서 실제 여성들에 대한 지위와 인식 정도를 말해준다.

이브와 판도라의 처지를 웅녀에 비교할 수 있을까? 신화 속 탐욕과 원죄의 표상이었던 이브나 판도라와 달리 웅녀는 고통을 극복하고 인내를 감수한 위대한 여성이었고 한민족의 역사에서 여성에 대한 시각과 대우는 단적으로 웅녀에 대한 관점이었다.

한민족의 역사는 여성성을 존중하고 어머니들을 존경해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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