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징역형 선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면피성 수단으로 그룹 변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따로 또 같이 3.0’은 총수의 권한을 줄이고 위원회 체제로 변경해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결국 위원회의 상위 기관인 최고의사결정기구에는 최 회장의 친인척과 측근들이 포진되어 있어 '눈가리고 아웅식의 꼼수'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27일 그룹의 새로운 운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을 공식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세부 실행방안 확정 등을 통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SK 측은 '따로 또 같이 3.0’은 100% 관계사별 자율책임경영을 전제로 관계사가 자사 이익을 기준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글로벌 공동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안이 확정되면 각 사의 CEO와 이사회는 자사 경영에 대해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된다. 그 동안 그룹 역할을 해 온 지주회사와 협의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위원회도 기존의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등 3곳이었으나 5월부터 시험 운행해 온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가 추가로 설치된다.
위원회는 SK그룹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산하에 설치되며, 결정기구가 아닌 협의기구이기 때문에 협의한 안건들도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과해야만 시행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태원 회장이 의장직을 맡고 있으며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최신원 SKC회장, 최창원 SK케미칼부회장 등 최씨 일가와 김신배 SK부회장, 김창근 SK케미컬 부회장, 정만원 SK네트웍스 부회장 등 측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최 회장의 측근과 오너일가들이 포진해 있는 이상 그룹의 쇄신과 변화를 추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들도 있다.
최 회장은 2005년 분식회계 파문과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따로 또 같이 1.0’을, 2007년 지배구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지주회사 출범과정에서 나온 ‘따로 또 같이 2.0’ 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따로 또 같이 3.0’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최 회장이 경영 전반의 변화를 꾀하는 것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편, SK그룹 관계자는 <에브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3.0을 보여주기식 개혁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수년 전에 고안하고 준비했던 것을 이번 재판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으로 몰고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와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구성원, 방향성에 대해 아직까지 완벽히 정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의 우려 섞인 시선과 달리 3.0은 그룹의 성장 기반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