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4일 고급 주택가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조세형(7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3일 오후 8시30분께 서초구 서초동의 한 고급 빌라 1층에 불이 꺼진 것을 보고 칩임, 고급시계와 금반지 등 시가 3000만∼5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 33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펜치 등을 이용해 화단 쪽 창문을 깨고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옆집 창문이 깨져 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조씨를 체포했다”며 “당시 집은 비어 있던 상태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조씨는 만년필을 들고 맞서려 했으나 경찰이 든 권총을 보고 저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며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의 집을 대상으로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이며 훔친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대도’라고 불렸었다.

82년 체포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당시 담당 검사였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건넨 성경책을 계기로 신학 공부를 시작하고 목사 안수를 받아 ‘절도범의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조씨는 출소 후 종교인으로 변신해 새 삶을 사는 듯했지만 절도 습성을 완전히 끊지 못하고 2000년 도쿄, 2005년 서울 마포, 2008년 경기의 주택가를 터는 등 ‘좀도둑’ 행각이 연이어 발각되며 다시 철창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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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