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타트업에 몰리는 헐리우드 스타들을 보라
[칼럼] 스타트업에 몰리는 헐리우드 스타들을 보라
  • 오힘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5.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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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오힘찬 칼럼니스트] 헐리우드 스타들이 사업을 한다면 어떤 분야의 회사를 세울까? 대부분 '의류, 향수, 악세서리' 같은 것들을 떠올릴 것이다. 가장 잘 매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에 몰리고 있다면 어떨까? 아마 어색해서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스타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트업 투자자가 바로 배우 '애쉬튼 커쳐'. 그는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다룬 독립영화 '잡스(Jobs)'의 주연을 맡기도 했는데, IT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안목으로 '폐쇄형 SNS 패스(Path)', 'LBS 포스퀘어(Foursquare)', '메신저 스카이프',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 등에 엔젤 투자자로 나섰다. 단순한 유행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투자할 스타트업이 어떤 것인지 철저히 분석한 뒤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자 회사들의 경영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521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 라스베가스 무선통신박람회 'CTIA2013'에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직접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스타들도 있다.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는 지난해 1, '어니스트 컴퍼니'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친환경 원료로만 생산되는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판매와 더불어 친환경 무독성 식물성 원료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제시카 알바는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판매부터 제품 연구, 제작까지 대표로서 해야 할 역할을 톡톡히 하였으며, 그 결과 포춘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이 엄마가 된 후 친환경 유아용품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그녀는 440만의 소비자 블로거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여러 비영리단체에 후원하기도 하면서 사회적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달 초에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2013의 스피커로 참여해 방한하기도 했다.

가수 겸 영화배우 '제니퍼 로페즈'는 휴대폰 판매 프랜차이즈를 설립한다. '바비 모빌'이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미국 내 15개 지점과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휴대폰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과 손을 잡고 다음날 15일 뉴욕에 첫 매장을 열 계획에 있다. 그녀는 라틴계 시장에 주로 중저가 제품이 주로 팔리고 있다는 점을 보고 이를 겨냥해 프리미엄 매장을 연다는 포부를 밝혔다. 버라이즌이 파트너로 참여한 것은 단순히 제니퍼 로페즈의 이름을 걸었기 때문이 아니다. 버라이즌은 미국 최대 통신사이긴 하지만, 중저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스프린터와 T모바일에 밀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라틴계 미국인이 중저가 시장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 매장으로 승부를 띄우려는 제니퍼 로페즈에 협력한 것이며, 이는 시장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제니퍼 로페즈의 수완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직접 사업을 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에도 뛰어들고 있는데, 티올로지라는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투자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뿐 아니라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올해 초 페이스북에 밀려갈 길을 잃은 SNS, 마이스페이스의 지분을 사들였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마이스페이스의 초기 투자 맴버로 유명하기도 하다. 레이디 가가는 아예 직접 SNS를 개발하고 나섰다. 그녀는 리틀몬스터라는 SNS에 투자하면서 개발에도 참여해 운영하고 있다.

마치 국내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요식업을 하는 것이 유행인 것처럼 헐리우드 스타들은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유행으로 보아야 할까? 왜 국내 연예인들이 요식업에 뛰어들게 되었는가? 그리고 왜 미국의 연예인들은 기술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는 것일까?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28.8%OECD 평균보다 높다. 미국의 7.0%, 일본의 12.3%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업종 대부분이 요식업과 서비스업에 몰려있다. 이는 우리나라에 요식업과 서비스업의 성공 사례가 많고, 그만큼 뛰어들 여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새로 무언가를 개척해나가는 것보다 기존의 사례가 밑거름되기 때문인데, 이것이 연예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스타트업 열풍이다. IT 스타트업의 성공담은 넘치고 스타트업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도 달아올라 있다. 미국의 헐리우드 스타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이유다. 우스갯소리로 '은퇴하면 치킨집이나 차려야지'라고 말하지만, 미국은 언제든 스타트업을 할 수 있길 희망하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헐리우드 스타들이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스타트업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풍만하다는 뜻이다. 치킨집으로 내몰리는 우리 사회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런 사회 분위기가 교육이나 정책, 지원, 투자 등 모든 부분에 활기를 띠게 하고, 우리나라에 많은 사람이 요식업에 관심을 두는 것처럼 기술에 관심을 두고, 스타트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늘게 한다. 그것이야말로 현 정부가 하고자 하는 창조 경제의 밑거름이 아닐까? 대학에 창업과를 만든다거나 초등학생에 코딩 입시를 시킨다거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양성하겠다거나 허무맹랑한 소리는 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보이지 않는가?

스타트업에 몰리는 헐리우드 스타들을 보라. 거기에 한국의 스타트업의 미래가 있고, 창조 경제의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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