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경매 논란, ‘한국 개신교’ 성령충만합니까
대형교회 경매 논란, ‘한국 개신교’ 성령충만합니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7.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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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한국교회 대형화, ‘기복신앙+엘리트주의’ 총합

▲ 십자가@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종교의 대형화…기복신앙…엘리트주의…권력화…교파 분열…성추행 등등.’ 맞다. 세속화된 한국 대형교회 얘기다.

물론 기복신앙과 엘리트주의 등이 개신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종교가 인간의 욕망에 뿌리를 둔 타락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다만 이 같은 비판 정점에 한국 대형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만큼 한국 개신교의 행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이보다 더 뜨거울 순 없다. 정치권의 이념대결 저리가라 할 정도다.

그런데 비판할 수 없다. 분열을 금기시하는 한국 교회 내부 분위기 때문에 알고도 침묵하는 ‘소수’ 신자와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다수’ 신자가 암묵적 카르텔을 형성했다.

일제 지배와 한국 전쟁 등으로 신도 버린 땅으로 여긴 이곳에, 지난 1907년 ‘평양대부흥성회’와 1977년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77대성회’을 기점으로 세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양적성장을 이뤄낸 현상을 목도했다면, 한국 개신교에 교회 목사에 누가 토를 달 수 있으랴.

하지만 견제받지 않는 모든 권력은 모두 부패하듯, 더 이상 교회도 성역이 아니다. 1990년대 이후 한국 개신교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언론을 통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한국 개신교가 ‘X독교’로, 목사가 ‘먹사’로 조롱당하는 슬픈 현실에 처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 와중에 한국 대형교회의 경매 논란이 불거졌다. MBC <뉴스데스크>는 28일 ‘대형 교회 경매 속출…무리한 성전 건축 ‘빚더미’라는 기사에서 “최근 들어 대형 교회 건물이 법원 경매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면서 “교회 건물을 ‘무리하게 크게 짓다’가 빚더미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형 교회’의 신화를 믿고 앞 다투어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국내 교회들. 하지만 경기 침체에 헌금이 줄고 예상보다 신도도 늘지 않아 하루아침에 매물로 전락하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개신교의 양적성장이, 한국 교회의 묻지마식 건축이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말하더니, 뒤에선 은행대출을 끌어다가 건축물 짓기에 나선 셈이다. 형식적 담보는 교회 건물이겠지만, 실질적 담보는 교인들의 ‘헌금’이다.

 

▲ 한기총은 지난 5월 11일 부산역 광장에서 소속 교단 지도자, 기독교인 등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3 WCC 부산총회 반대 전국대회’를 열었다.@Newsis

이제는 교회도 기업처럼 부도를 맞는 시대다. 목사는 실업자로 전락하고, 졸지에 신자들은 길 잃은 양이 된다. 그 길 잃은 양 중 일부는 신앙을 떠나고, 대형 교회의 화려함에 길들여진 다수 신자들은 나와 맞는 교회를 찾아 헤맨다.

물질주의? 세속화? 예수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법원과 부동산경매 업체에 따르면, 몇 년 사이 경매시장에 나온 종교시설물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11월 경매에 나온 교회·사찰 등 종교시설의 물건 수는 272건으로, 전년 대비(251건) 10%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오는 8월 5일엔 충성교회(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대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충성교회는 감정평가 사상 최고액인 523억원을 받았다.

카페와 영화관, 피트니스클럽, 예식장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이 교회는 3년 전인 2010년에 신축됐으나,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것이 높은 탑(물질주의)만을 추구하는 대형교회의 현실이다. 이쯤 되면 한국 대형교회 안에 ‘예수정신’이 있다고 확언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 교리와 교권 등 신앙의 비본질적 요소를 두고 분파주의 행태를 보이는 것. 정당 내 계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같은 교파(예컨대 장로교) 안에도 수많은 하위교파가 있다.

둘, ‘명문 대학·큰 기업·좋은 집안과의 결혼’ 등을 하나님의 축복과 동일시하는 ‘기복신앙과 엘리트주의’. 나사렛 예수의 길은 고난의 길일진대, 한국 개신교의 민낯은 고난보단 축복, 너의 축복보단 나의 축복, 사회진화보단 내 가정의 축복이 먼저다.

각 교회 설교를 마칠 때쯤 이뤄지는 성가 직전 일부 목사들이 한마디 한다. “지금 노래 부르는 성악가는 이탈리아 ****대 출신입니다. 여러분 하나님 잘 믿으면, 다 길을 열어주십니다. 왜 아멘 안 하세요. 믿으시면 아멘하세요.”

셋, 배타성으로 구분 짓는 선교행태. 한국 대형교회 해외 선교열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한 대형교회가 아프간 선교에 갔다가 피랍된 사건에서 보듯 한국 대형교회에선 매년 여름 해외 선교를 하나의 축제처럼 즐기는 문화가 있다.

결국 물신주의 총합이 한국 대형교회의 내부문화가 돼버렸다. 어느덧 종교가 권력이 된 한국 개신교. 그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하늘로 향한 탑(대형 교회 신축), 이 때문에 기복신앙과 세속주의에 물든 개신교인들.

이 총제적 문제를 감싸는 것은 외부 비판을 내부 결속에 이용하는 목사들의 우민화된 설교다. 그래서 교회 안에는 비판이 없다. 지성이 없다. 맹목적인 신도만 있을 뿐 깨어있는 신도는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교회 한 목사가 있었다. 그 목사는 설교시간에 종종 타락한 한국 교회에 대해 직설적인 비판을 가했다. 얼마 후 그는 교회를 떠났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민감한 문제에 ‘쉬쉬’하는 교회 분위기 때문이다. 얼마 후 교회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장로들이 내보냈다고 들었어.”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질문을 막으면서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고 우민정책을 썼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성장처럼 보였지만 지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런 현상이 한국교회를 비지성주의, 무비판주의로 만들고 있다.(김지철 소망교회 목사의 지난 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전국장로수련회에서 한 특강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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