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퇴임사 “충무공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다”
채동욱 퇴임사 “충무공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다”
  • 강창우 기자
  • 승인 2013.09.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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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밝히고 일관된 법률 적용이 ‘검찰 개혁의 시작과 끝’

▲ 30일 오전 서초 대검찰청에서 채 전 총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Newsis
[에브리뉴스=강창우 기자] 채동욱 검찰총장이 퇴임식에서 충무공을 언급했다.

채 전 총장은 “약자는 배려하고 강자에게는 태산같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퇴임사 말미에 “취임 때 충무공의 비장한 심경을 언급했고 검찰총장의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는 이 순간 충무공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채 전 총장은 “검사 채동욱은 비록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우리의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검찰의 용기, 검찰 가족의 단합과 긍지는 변함없이 지속되리라 믿는다”며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기는 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채 전 총장이 퇴임사를 통해 그 동안의 불편한 심경을 충무공에 빗댄 것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채 전 총장이 자신의 억울함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은 퇴임사를 통해 ‘혼외 자식’ 논란과 법무부의 감찰,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보도 소송, 유전자 검사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있고 또 다른 편에서는 그에 대한 무언급이 사실상 모든 의혹을 수긍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퇴임사는 비장함을 물씬 풍겼다. 채 전 총장은 “지난 25년여 동안 숱한 시련도 겪었지만 불의에 맞서 싸우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보람 속에서 의연하게 검사의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했다.

또한 채 전 총장은 “여섯 달 전, 반드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국민의 원하는 검찰’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나 스스로 방파제가 돼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내겠다는 약속도 했고 모든 것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어떤 사건에서든 수사검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했고 옳다고 믿는 의견은 반드시 지켜주는 것이 검찰총장의 역할임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 채 전 총장의 주장이었다.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히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한다는 자세로 일관하는 것이 검찰의 살 길이며 그것이 검찰 개혁의 시작과 끝이라는 믿음에 대해서도 채 전 총장은 거듭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검사 채동욱은 행복했다”는 말로 많은 것을 시사했다. 검사로서 서민을 위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보람을 느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채 전 총장은 “법과 원칙을 버리고 불의와 타협한 적은 결코 없었다”고 말해 공정한 검찰, 정치적 중립인 검찰, 청렴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도록 노력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것이 바로 ‘국민이 원하는 검찰’이라는 자신의 신념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채 전 총장은 가족들을 떠올리면서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채 전 총장은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가장 큰 힘이 돼 준 아내, 하늘나라에서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내가 지쳤을 때마다 용기를 준 작은 딸이 고맙다”며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말로 주위의 ‘혼외 자식’ 의혹을 간접적으로 물리쳤다.

채 전 총장은 본인의 퇴임을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 표현했다.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낙엽은 지지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는 말로 국민과 검찰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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