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강창우 기자] 26일 서울 도심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전교조 법외노조화 등을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만여 명(경찰 추산 5,500여 명)은 이날 서울역광장에 모여 정부기관의 총체적 선거 개입과 공약 파기, 전교조·공무원노조의 노조 설립 취소 등 노동탄압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맞서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24년 동안 참교육을 이끌어 온 6만 조합원의 전교조는 9명의 해고노동조합원이 속해있다고 단 한 장의 팩스로 모든 법적권리 박탈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전교조 탄압은 민주노총과 전체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다"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박준우 국민연금지부 지부장은 "지난해 박 대통령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씩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헌신짝이 됐고 새빨간 거짓말이 됐다"며 "노후에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연맹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후보 때 철도, 가스, 전기, 상수도, 의료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것을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거짓약속을 했다"며 "투쟁으로 노동해방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국정원 선거개입, 공약파기, 노동탄압 규탄 범국민 촛불집회'(국정원 시국회의)에 합류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7시경 15,000명(경찰 추산 2,500명)이 모인 서울역광장에서 제17차 촛불집회를 열고 국정원 개혁,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선거 개입 의혹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는 "수사팀장까지 쫓아내며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국가기관에 의한 선거공작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특검 도입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윤 지청장은 모든 자존심을 걸고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로 공소장 변경 신청을 접수했는데 수사팀에 보호막이자 버팀목이 될 사람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소유지가 될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 박원석 정의당 의원, 이용길 노동당 대표, 홍의덕 전 민주노동당 의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에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역 인근에 24개 중대 1,440명의 경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에 맞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비슷한 시각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용산구 동자동 게이트웨이 타워 앞에서 열렸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국민대회'를 열고 "국정원을 흔들려는 모든 음모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국정원 시국회의 측을 비난했다.

또한 이날 오후 5시경 민주노총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자 기독NGO예수재단 회원이 스피커를 켜고 애국가를 노래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강창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