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현 원내대표)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그룹 노조 무력화 문건을 둘러싼 논란이 하반기 정국의 메가톤급 이슈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삼성 노조 탄압이 ‘삼성전자서비스’로 번지면서 금속노조가 전날(3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한 데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회장의 무노조 경영 방침이 도마에 오르면서 장기전으로 가는 형국이다.
또한 앞서 고용노동부 측은 지난 21일 삼성그룹의 노조 무력화 문건 공개와 관련해 조만간 근로감독에 나설 뜻을 밝혔고, 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은 다음날(지난 22일) 이 회장 등 15명을 부당노동행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 조사와 고용노동부의 현장 조사 등의 결과에 따라 삼성 노조 탄압을 둘러싸고 번지는 부당노동행위 의혹과 민간인 사찰 논란 등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심상정, 민변 등이 이건희 상대로 낸 고발사건 신속한 수사 촉구
삼성 노조 무력화 논란은 지난 14일 심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서 촉발됐다. 삼성의 노조 탄압 사례나 계열사 노동 관련 문건을 제외하고 삼성 무노조 전략을 총체적으로 담은 문건이 처음 공개된 터라 정치권과 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이 문서에는 ▲노조 탈퇴 유도 ▲교섭 해태 ▲교섭 개시 후 본 교섭 지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일괄 교섭권 재위임 ▲교섭위원회 교섭 참여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의 방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이른바 ‘알박기 노조’ 등 페이퍼 노조 등을 통한 부당노동행위 등이 노동3권인 헌법적 가치를 부정할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개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채증으로 불법사찰을 벌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심 의원은 JTBC <뉴스 9시>에 출연해 삼성 노조 무력화 문건과 관련, “삼성의 무노조 전략은 75년째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삼성은 시장 권력의 정점에 있다. 경제민주화, 이것은 삼성의 변화 없이 이루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도 ‘삼성 노조 무력화 문건’을 거론하며 “삼성그룹 문건은 노조무력화와 노조를 어떻게 와해하고 고사시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당노동행위의 교과서”라고 삼성의 경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2011년 7월 복수노조 시행 이후 노조조직률은 ‘2010년 9.8%→2011년 10.1%→2012년 10.3%’다. 복수노조 시행에도 불구하고 노조 조직률이 낮은 원인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와 친사 노조 등에 있다는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
심 의원은 “복수노조 도입 이후 ‘복수노조’를 사용자가 악용하면서 단결권과 교섭권이 크게 침해받을 거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삼성 에버랜드, 유성기업 등 사용자가 주도하고 관리하는 친사노조들의 등장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심 의원은 삼성그룹 문건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관계법 위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노조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알박기 노조라든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이용해 최장 137일까지 교섭을 지연하는 방법이라든지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노조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은 현재 교섭창구 단일화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제도 폐지와 함께 민변 등이 제기한 고발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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