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빈손 회담이냐, 묘수 찾기냐.”

대치 정국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3일 여야 지도부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묘수 찾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여야 4자 회동’을 열고 정국 정상화 방안 모색에 나섰다. 여야 4인은 이날 모두발언 없이 바로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이들은 비공개 회동에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특별검사제) 도입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국정원 개혁 특위) 신설 ▲민생법안과 예산 논의 ▲정당공천제 폐지 등의 논의를 위한 ‘여야 4인 협의체’ 구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2일) 여야 4자 회동에서 김 대표가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아무런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한 터라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국기기관 대선 개입 ‘특검’ 수용 여부다. 새누리당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실세인 최 원내대표 등은 여전히 특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조건부 특검(검찰 수사 후 특검 실시)을 고리로 민주당과 극적 타협을 이뤄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청와대가 전날 감사원장·검찰총장·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임명하면서 여야 관계는 더욱 악화된 상태다.

새누리-민주, 조건부 특검 고리로 정국 정상화에 합의할까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날 조건부 특검을 전격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4자회담과 관련해 “아직은 접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혀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뒤 “역지사지하면서 합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예산 사태를 거론하며 “국민과 시장을 극도로 불안하게 하는 준예산 편성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올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확실히 처리한다는 믿음 드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전향적 입장 전환을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와 관련, “어제는 빈손이었지만 오늘도 만남을 위한 만남이 돼선 안 될 것”이라며 “공은 새누리당에 넘어갔다. 새누리당의 전향적이고도 진전된 입장과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응수했다.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겨냥, “대화와 타협을 하자는 야당을 무시하는 불통 정치, 독선정치가 계속되고 있다”라고 일갈한 뒤 “불통정치와 독선정치는 결코 의회 민주주의가 아니고 민주정치는 더더욱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정국을 책임 있게 운영하는 책임과 의무는 여야 모두에게 있지만 특히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있다"며 새누리당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누리당의 특검 수용 여부와 관련해 “기존에는 유연함을 보일 수 있다는 수준으로 얘기해 왔었는데 어제는 굉장히 후퇴한 듯한 느낌”이라며 “특검대상을 다소 좁힐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기관의 댓글지원 사건, 대화록 유출 사건은 반드시 관철돼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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