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만화' 일본의 방해에도 <지지 않는 꽃>
'위안부 만화' 일본의 방해에도 <지지 않는 꽃>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2.03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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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관람객 ‘위안부 문제’ 새롭게 인식한 계기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에서 열린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와 작품을 보며 입장하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만화로 기획한 ‘지지 않는 꽃’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한 일본군 위안부 만화 ‘지지 않는 꽃’ 기획전에는 이현세, 김광성, 박재동 등 인기 만화가 19명이 만화·애니메이션 등 25편을 제작해 일본군의 만행을 프랑스 전역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지난 30일 11시 앙굴렘극장 전시장에서 개최된 한국만화기획전 개막식에 참석한 프랑크 봉두 (Frank Bondoux) 앙굴렘국제만화축제 위원장은 “한국만화 기획전을 초대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전시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여성 폭력 근절을 통해 인류가 진화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특히 이번 한국만화기획전은 작품의 만화적 예술성도 높고 전시 상황의 비극을 작가 정신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시가 진행되는 4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 약 1만7천여 명은 대부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 '한국만화기획전'을 본 프랑스 한 관람객이 꽃잎에"지켜보겠습니다.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이 있는 모든 국가들을 위해서 우리모두가 항의하자, 알리자" 라고 썼다.@여성가족부
프랑스 관람객 오렐리앙 씨는 “6시간 동안 전시를 보았다”며 “이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일본군이 썼던 ‘위안부’라는 용어를 한국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쓰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보다는 ‘성노예’가 더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시장을 찾은 프랑스 관람객 샬롯 알레망 씨는 “많은 분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비극을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공통된 주제를 다룬 다양한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이곳 앙굴렘까지 가지고 와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는 것은 정치적인 것 아냐”

그러나 위안부 만화전을 여는데 일본 측의 압박도 만만치 않았다. 진흥원에 따르면 일본 측은 일본 페미니스트 NGO의 주도로 1만 2천여 명의 전시회 반대 서명을 받아 앙굴렘조직위에 전달하는 등 위안부 만화의 출품을 저지하려고 했다.

또 앙굴렘만화축제 프레스센터에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의 대응’이라는 문서를 통해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위안부 관련 만화 전시는 상호 이해와 우호 친선 증진을 도모하려는 본 페스티벌의 취지가 크게 왜곡되는 것을 깊이 우려하는 바이다”라는 주장을 펼치며 전시 개막 직전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0일 앙굴렘 조직위 브리핑장에서 일본의 압박을 시사하는 기자의 질문에 프랑크 봉두 조직위원장이 “그것이 현실이었다”고 답변하면서 인정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러나 그는 “앙굴렘 페스티벌은 전 세계의 잔혹사를 다루고 있으며 역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전시회가 아주 감동적”이라고 기획전 취지에 공감의 뜻을 밝혔다.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시회가 진행되자 일본 측은 아시아관 전시 홍보 부스에 ‘위안부 증언은 거짓’이라는 내용의 작품들을 전시하려다가 개막 전날 축제 조직위에 의해 강제 철거당하기도 했다.

니콜라 피네 아시아담당 디렉터는  “한국의 정치적인 행사는 놔두고 일본만 철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일본 기자를 향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알리는 것이 정치적이다”며 “한국만화기획전은 예술인들이 기억과 역사에 대해 코멘트한 것으로 정치적인 것이 아닌 예술적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번 만화기획전은 국내외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랑스 한 언론은 “위안부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 고통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같은 문제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에게 진정한 경의를 표하는 전시회로써 조형적 전시 수준 또한 상당히 높다”고 보도했다.

기획전 개막식에 참여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시·분쟁 지역에서 아동·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위안부 문제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과거 범죄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획전이 분쟁지역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출발점이 되고 이 작품들이 반성과 위로를, 희망과 연대의 다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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