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법정관리 신청, 석연치 않은 점 ‘투성’
KT ENS 법정관리 신청, 석연치 않은 점 ‘투성’
  • 임상현 기자
  • 승인 2014.03.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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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KT ENS 대표이사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중 생각에 잠겨 있다. @Newsis

[에브리뉴스=임상현 기자] KT ENS(이하 ENS)가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

ENS는 12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도 1시간30분여 전에 촉박하게 잡았다.

내용은 간단하다. 12일 만기 도래한 루마니아 태양광사업자의 기업어음(CP) 491억원을 주관사가 상환을 요구했고, 특수목적법인(SPC)이 상환을 못하자 지급 보증을 한 KT ENS가 대신 갚아야 하는데 자금이 없다는 것.

ENS는 “KT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한 달 동안 CP 상황은 불가능했다”며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최대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 협력사 및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깜짝 발표였다. KT의 자회사인 KT ENS가 약 500억원의 자금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채권 은행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론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한 은행들은 황당해했다.

▲ 수 천억원 대 대출사기에 연루된 KT ENS가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Newsis

의혹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KT가 자회사인 ENS에 500억원의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의구심이 높다.

ENS 강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일관성 없는 대답을 내놨다. 처음에는 “KT에서 지원해주려면 사업성이나 모든 것들을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그런데 여유 시간이 20일 밖에 없는 등 짧아 KT에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꼬리 자르기 의혹 등 KT 지원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자 강석 대표는 “현재와 같은 금융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변제가 들어오면 막기 힘들다”며 “KT에 자금 지원을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두 답변을 비교하면 처음에는 ‘KT에서 자금지원을 안해준 것’이 되지만, 나중에는 ‘KT에 자금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라는 얘기가 된다.

KT 지원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지만 KT의 지원 의사가 없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따라 KT의 의도에도 관심이 높다. 지난 2013년 연결기준으로 23조8106억원을 기록하고 874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KT가 500억원을 변제해 주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감당 못할 규모도 아니기 때문.

더군다나 ENS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충분히 사업성도 높기 때문에 수년 내에 원금 이상을 회수할 가능성도 크다.

ENS는 “현재 루마니아 사업과 같은 경우 2~3년 지나면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KT가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천억원 대출 사기와 관련해 KT가 향후 1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손해배상 해줘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

이에 강 대표는 “올해 말까지 채무를 갚아야 하는 것이 1500억 이상이 되는 상황에서 KT가 단기적으로 500억원을 지원해 준다고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며 “최대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부인했다.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즉시 모든 채권이 동결돼 대출사기의 피해액 일부는 영영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ENS가 금융권에 대한 배상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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