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읍 교수 “배우는 인간 탐구하는 직업, 인성 갖춰야 해”
남경읍 교수 “배우는 인간 탐구하는 직업, 인성 갖춰야 해”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4.1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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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식인] 남경읍 예장 연극학원 교수
▲ 남경읍 교수.@남경읍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예장연극학원 교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남경읍이 "뮤지컬은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지식인협회 교육 분야에서 신지식인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자신을 “변치 않고 뜨거운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한국 뮤지컬 1세대로 불리며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연극, 오페라까지 문화예술계를 총망라하며 오늘도 현장에서 열정을 바친다. 조승우, 오만석, 황정민 등 굵직한 한류 주역들도 모두 그를 거칠 정도로 교육자로서 뮤지컬 스타들의 교육 및 배출에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 왔다.

뮤지컬 1세대로서 바라보는 현 시점 뮤지컬계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 MBC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서 열연하고 있는 남경읍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전문] 다음은 남경읍 교수와의 인터뷰.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의 혼연일체가 중요해”

- 형제(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모두 예술 분야에 있다. 계기가 있었나.

▲ 음대 성악과를 가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3 말에 담임선생님에게 자퇴를 하고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겠다고 말했다가 당구 큐대로 종아리 50대를 맞았다. 그러다 결국 자퇴도 하지 못하고, 입시 시기도 놓쳤다. 그러던 중 우연히 화계사 뒷산에 갔다가 만난 사람으로부터 연극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어머니께서는 어릴 때부터 끼가 있었다며 한번 해보라고 적극 권유해 주셨다. 처음 권유했던 사람의 지인이 삼각지에서 운영하는 ‘극단 세대’라는 곳에서 처음 연극을 시작했다. 물론 공연을 한 적은 없다. 뮤지컬 배우로서 뿌리가 거기에 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 연극과 입학 후 학교생활은 어땠나.

▲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하고 보니 동기 40명은 나하고는 전혀 달랐다. 그러다 나와 같이 주눅들어있는 한 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지금 연기자로 남은 사람은 우리 둘뿐이다. 그 친구는 탤런트 유동근이다. 학교에 적응될 즈음 피아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선배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 선배들이 뮤지컬 배우를 목표로 연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 프로 뮤지컬 공연을 보면서 꿈을 키우게 됐다.

▲ 뮤지컬 <두 번째 태양> 공연.@남경읍

- ‘연습만이 살길’ 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유가 있나.

▲ 1977년 12월에 시립가무단 시험을 보고 이듬해 정식 단원으로 임용됐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은 인원수에 비해 연습실이 부족해서 2부제로 나눴다. 나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학생때와 마찬가지로 이른 새벽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연습실로 향했고, 밤 10시가 넘어서야 연습실을 나왔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 시간·노력·비용을 투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받은 월급의 대부분은 성악과 피아노, 발레, 기계체조, 현대 무용 등 레슨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 때의 지출은 현재 나를 지탱해 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 배우와 교육자로 활동하며 각각 인상 깊었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우리 형제의 얘기를 각색해서 뮤지컬로 만든 ‘사랑은 비를 타고’가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 배우로서 뿌듯했다. 교육자로서는 제자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매순간이 인상 깊다.

▲ 남경읍 뮤지컬 데뷔 30주년 기념공연때 제자들과 찍은 사진,@남경읍

- ‘남뮤지컬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시고 계신다.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시하는 게 무엇인지.

▲ 졸업한 제자들이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 등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날 때 가장 뿌듯하다. 학생들을 교육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기량만큼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우는 인간을 탐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도전해야 한다. 요즘은 뮤지컬 배우들이 노래를 중점적으로 연습하는데 좋은 뮤지컬 배우라면 춤과 노래, 연기의 삼박자가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이겨내고, 표현할 줄 아는 의지다.

또 창조의 자극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고(産苦)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뮤지컬은 대중 예술이기 때문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찾을 줄 알아야 한다.

-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 연기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이다. 각각의 매력에 대해 소개한다면.

▲ 뮤지컬이나 연극 장르는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어 실제 공연을 할 때는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영화나 방송 등의 장르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 뮤지컬이 대중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연극에 비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 뮤지컬은 현재 우리나라 무대 공연 예술계의 약 60%를 차지하고, 연 5000억 이상의 매출액을 차지하고 있다. 뮤지컬이 대중 예술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역사가 짧고 대중들이 뮤지컬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또 뮤지컬은 사실적이기 보다 낭만적인 표현이 많고 특수한 형식이 있다. 죽어가면서 노래를 하거나 전쟁을 하면서 춤을 추거나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한두 편 감상을 하다보면 그러한 특수한 형식을 이해하게 되고 다른 장르들 보다 더욱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춤과 노래를 유독 사랑하는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뮤지컬이야말로 가장 우리 정서에 맞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 문화예술이 아닌 신지식인 교육 분야에 선정되셨는데.

▲ 뮤지컬이 척박한 시절부터 교육에 매진했다. 그 결과 수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현재 현장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고 해서 그 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3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왔고 앞으로도 똑같이 할 것이다.

- 배우·교육자로서 중요시하는 자세가 있다면.

▲ 배우가 흘리는 땀방울의 양만큼 관객은 즐거움과 감동을 받는다. 이것은 나와 배우는 학생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어떤 위치에 있냐보다 어떤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줄지를 연구하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연습만이 살 길이다.

- 올해 계획이 있다면.

▲ 두 편의 영화와 TV 드라마 출연 예정이다. 또 연말이나 내년을 위해 모노 뮤지컬 준비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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