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원 92%가 반대한 ‘노환규 탄핵안’, 어떻게 통과 됐나
의사회원 92%가 반대한 ‘노환규 탄핵안’, 어떻게 통과 됐나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4.21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정관상 출석한 3분의 2이상 대의원이 투표로 결정 가능”
▲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2014년도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기 전 노환규 협회장이 언짢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둘러보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설립된 지 106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 회장이 탄핵됐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선 입법 후 시범사업’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통과시키면서 노환규 회장에 대한 대의원의 불신이 곪아 터진 것이다.

대의원회 측은 지난달 10일 파업 이후 노 회장이 독단적인 결정으로 투쟁을 이끌어간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러다 원격의료와 관련해 정부가 관련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자 대의원들 사이에서 반 노환규 정서가 팽배했다.

특히 파업 당시(3월10일)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신은 더욱 거세졌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9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3일째 되던 날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 대회의실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전체 대의원 242명 가운데 178명(73.6%)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6표, 반대 40명, 기권 2명 등으로 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됐다.

반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불신임에 반대하는 인원은 92.82%(1만5천201명)로 찬성하는 인원 7.17%(1천174명)의 13배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것이다. 

10명 중 9명이 반대하는 회장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의협 정관에 명시된 내용 때문이다. 정관에 따르면 회장에 대한 불신임은 전체 대의원 3분의 2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중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

전체 대의원 242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최소인원 162명 중 108명만 찬성해도 탄핵안이 가결되는 시스템이다.

탄핵안 가결 직후 노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의사협회 106년 역사 속에서 대의원총회에서 탄핵을 받은 첫 번째 의협회장이 됐습니다”라며 “지금 이 시간부로 저는 타의에 의해 대한의사협회장직을 내려 놓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의원과 회원들의 투표 결과가 상이했다는 것과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이유로 “개인적으로 큰 불명예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회원님들이 찾으신다면...” 이라고 여운을 남긴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앞으로도 떠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라고 밝혀 향후 노 회장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의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의협 회장 직무대행에는 김경수 의협 부회장(부산시의사회장)이 전원 합의에 의해 선출됐다. 직무대행을 맡은 김 회장은 "상임이사진이 힘을 모아서 시도의사회, 대의원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전체 의사회원이 단합해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산적한 현안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