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신고 학생에 위도·경도 묻는 ‘해경 책임론’ 부각
세월호 침몰, 신고 학생에 위도·경도 묻는 ‘해경 책임론’ 부각
  • 임상현 기자
  • 승인 2014.04.2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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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 출발,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자초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Newsis

[에브리뉴스=임상현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신고한 학생에게 해경이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23일 전남소방본부가 공개한 통화내역에 따르면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최초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와 허둥대는 119상황실 근무자, 갈팡질팡하는 해경의 초기 대응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2분32초에 세월호 사고를 신고한 학생은 119로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긴급 상황을 전했다. 상황실 근무자는 “배가 침몰해요? 잠깐만요, 지금 타고 오신 배가 침몰한다는 말씀이세요, 아니면 지나가는 배가 침몰한다는 말씀이신가요?”라고 상황을 물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119상황실 근무자는 2분가량이 지난 9시54분38초에 해경을 연결해 신고자와 3자 통화에 나섰다.

문제는 이때 해경의 대응방법이다. 119근무자는 “진도 조도”라고 위치를 밝혔지만 해경은 신고자를 향해서도 “위치, 경·위도를 말해 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위치 파악으로 시간을 낭비했다.

신고자는 “위치를 잘 모르겠다. 섬도 보이는데...”라고 당황했지만 해경은 “GPS 경위도가 안 나오느냐고” 재촉했다. 그 뒤로도 해경은 배가 언제 어디서 출발했는지, 선명과 선박 종류는 무엇인지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또한 배 위치를 묻는 해경의 질문에 119근무자가 “배 탑승하신 분이다”라고 분병하게 말했지만 해경은 마치 장난전화를 대하듯 통화했다. 선원도 아닌 일반 탑승자를 붙잡고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정보를 물어본 것이다.

해경은 “전남 119소방본부에서 신고자 전화 연결 시 신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당연히 조타실에 위치한 승무원일 것으로 간주하고 경위도를 맨 먼저 물어본 것”이라며 “신고자가 승객이란 걸 알고 난후 출항지, 선명 등을 순차적으로 문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통화 내역과 다른 해경의 설명에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분명 119근무자가 “배 탑승하신 분”이라고 명확하게 설명했지만 이를 믿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 학생 다그친 해경, 해경 잘못이 있네” “세월호 침몰 학생 다그친 해경,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 “세월호 침몰 학생 다그친 해경,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 학생 다그친 해경, 최초 신고자 행방 알 수 없다던데” “세월호 침몰 학생 다그친 해경, 제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해난신고 접수와 전파 체계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경으로 이원화돼 있는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도 일원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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