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대만 위안다(元大) 증권과 합병한 동양증권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52년간 써온 ‘동양’ 간판을 떼고 새출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양사태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를 묻고 목욕재계(沐浴齋戒)하려는 움직임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동양증권 내달 9일 사내·사외이사 등의 선임 절차를 밟기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임시주총에서는 서명석 현 대표이사 사장과 황웨이청 위안다 중권 국제경영부문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긴박한 경영상의 어려움 타개를 위한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 변경을 비롯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이사진을 변경한다.
지난 21일 금융위원회는 제9차 정례회의에서 유안타 시큐리티스 아시아 파이낸셜 서비스가 동양증권(주) 주식 1억5백만주를 취득해 53.6%의 점유율로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
또 자회사인 유안타 시큐리티스 아시아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27.06%) 인수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대주주 확정 절차를 밟았다.
유상증가 신주 대금 납입이 이뤄지는 6월 12일 공동대표로서 서 사장과 황웨이청 부사장의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구속 중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이사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사직에서 해임키로 했다.
새출발과 함께 이미지 제고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소위 ‘동양사태’로 귀결되는 회사명이 새출발을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동양’을 빼고 새 출발을 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9월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일부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을 불완전 판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동양증권이 주총에 회사명 변경과 관련된 정관 변경안을 안전으로 올리지 않아 사명 변경에 적잖이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현 회장과 함께 ‘동양 사태’로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철(38)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이 최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남은 심리 일정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사장은 동양그룹 계열사 매각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전 사장은 반성문을 통해 “그동안 억울하고 답답한 제 자신의 처지에만 도취돼 있었다”며 “제가 목소리를 높여 잘잘못을 따지며 싸워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죄인의 자세로 숨죽이고 자숙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지금에야 깨달았다.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다만 CP 매입 등을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되 개인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선 "사익을 위해 의도한 범죄행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1일 동양그룹의 회사채 투자 피해자들은 내달 초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동양증권 등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내기로 결정하고, 지난 12일부터 소송 참여자들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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