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된 4일, 이번 선거는 정책대결이 아닌 정권 심판 표와 숨어있는 보수성향 표 대결로 압축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월호 책임론에 공감하면서도 정치권 불신으로 공중에서 사라질 수 있는 야권 표와, 세월호 정국에 위축돼 집계 상에 잡히지 않는 보수 표의 실제 참정권 행사에 여야 명운이 달려 있다는 것.
모든 정책이슈를 집어삼킨 세월호발(發) 정권 심판론이 40대를 중심으로 야권 표를 결집시키고 있어서다. 이에 대응해 싸늘한 세월호 정국에 위축돼 있던 보수 성향 표가 실제 투표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보수층 결집에 총력전을 다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은 선거를 3일 앞두고 부산에서 ‘도와주세요’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텃밭에서 보수층에 호소하는 읍소 작전을 펼쳤다.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사무총장도 같은 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이 이 같은 언더독(underdog, 동정론 효과)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 위축된 보수표를 잡기 위해서다. 집권여당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 투표장에 가게 하려는 것.
실제 여야가 사전투표율이 집계된 이후 서로 위기라며 신중론을 표방한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40대 앵그리 맘(성난 엄마)을 중심으로 기존 지지층인 2030 세대를 포함, 세월호 정권을 심판하자는 전략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 정서가 새누리당에 선거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은 부인할 방도가 없다. 최재천 전략기획본부장은 “무당층이 6:3이나 5:3 정도로 ‘세월호 심판론’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앵그리 맘의 투표율이 높지 않아 고민”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결국 심판론에 공감하는 층이 공중에서 사라지지 않고 실제 투표로 연결되느냐에 야권 운명이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승패는 야권 공동대표 지도부 체제의 수명과도 직결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안철수 대표의 대권 가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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