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임상현 기자] 광고계에 B급 코드 바람이 매섭다. 잘생기고 예쁜 광고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대신 웃음과 기발함으로 중무장한 광고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팔도의 ‘비락식혜’, 롯데푸드의 ‘돼지바’ 아이스크림 등의 B급 코드를 내세운 광고들이 주목받고 있다.

김보성이 광고모델로 나선 비락식혜 광고는 ‘의리’ 열풍까지 일으켰다. 

이 광고는 시종일관 의리를 강조한다. ‘항아으리’, ‘신토부으리’, ‘회오으리’, ‘아메으리카노’, ‘의리음료’ 등 모든 단어에 으리(의리)를 붙였다.

SNS와 인터넷 등에서 화제가 된 이 광고는 매출 신장으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슈퍼나 대형마트보단 편의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올랐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김보성의 비락식혜 광고가 공개된 지난달 7일부터 지난 2일까지 비락식혜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65.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7일부터 일주일 동안 판매된 비락식혜 매출도 2주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3%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브랜드 식혜음료 매출이 평균 3.2%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해 1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해외축구 중계화면에 한글자막을 붙여 제작된 돼지바 아이스크림 광고도 화제다. 이 광고는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뛰고 있는 윌터 사무엘의 골 장면을 한국 발음으로 자막 처리했다.

“꿀물~샀다!” “붸~산타클로스” “뭐?바나나보다” “자메키아~뤠ㄹㄱ~~” “골먹어 페르시아” “그래 뻔하네 봤다매” “바이크로” “싸이크로 써어어어” “빨간 봉다리~” 등 자막이 등장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엉뚱한 자막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이 광고는 브라질월드컵이 다가오는 시점에 축구를 소재로 한 광고가 적절했다는 평가다.

지난 2006년에도 유머코드를 사용해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 당시 토티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던 모레노 심판의 표정과 동작을 패러디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만을 노린 광고는 아니었지만 B급스러운 유쾌함으로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광고계에서 B급코드는 예전에도 있었다. 배우 이승기와 이서진이 이소룡(?)으로 분해 “싸다”를 외친 위메프의 ‘절대우위’ 광고와 지구를 정복하는 컨셉의 붕어싸만코 광고 등이 대표적인 B급 광고다.

낮은 질로 대중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됐었던 B급 코드가 이제는 긍정적인 코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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